장영관 대구 북구 복현1동
넓이의 단위를 평에서 제곱미터로 바꿔 쓰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5년 정도가 지났다. 길이의 단위인 미터에 맞추어 제곱미터를 사용함으로써 넓이의 정도를 쉽게 짐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이면서 미터법으로 도량형을 통일하는 건 국제적 추세이기도 하다.평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 탓에 처음에는 굉장히 혼란스러워 쉽게 정착될지 의문이었는데 정부의 적절한 홍보와 규제 그리고 국민의 참여로 이젠 제법 제곱미터로 생각하는 게 익숙해졌다.
그런데 잘 관찰해 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언론에서 땅이나 건물의 가격동향을 말할 때 그 기본이 되는 넓이를 늘 3.3㎡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한겨레>에서도 전세 가격의 동향을 보도하면서 3.3㎡를 기본으로 쓴 바가 있다.
3.3㎡의 가로 세로의 길이가 각각 약 1.82m란 걸 쉽게 알 수 있는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3.3㎡는 한 평을 단지 제곱미터로 환산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이름만 제곱미터로 바꿔 쓰고 있을 뿐 그 개념은 여전히 평을 쓰고 있는 꼴이다.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이 넓이의 기본을 3.3㎡로 사용하는 이유가 궁금해서 물어본다면 그때는 평이라는 넓이의 단위를 설명해주면서 알맹이는 평으로 쓰면서 껍데기만 제곱미터로 바꿔 쓰고 있다는 이상한 고백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실생활의 편리를 위한 제도는 형식과 그 실질이 일치해야 한다. 단위를 평에서 제곱미터로 바꿔 사용하기로 했으면 그 생각까지 제곱미터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평의 기본이 되는 넓이가 한 평이듯이 제곱미터의 기본이 되는 넓이는 1㎡이다.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최소한 2㎡나 3㎡ 또는 4㎡를 사용하는 게 순리라 생각한다. 이제까지 3.3㎡를 기본으로 써 왔기 때문에 한꺼번에 고치는 게 실무상 어렵다면 조금씩 조금씩 준비하면 될 것이다. 마땅히 넓이의 기본이 되는 것으로 3.3㎡를 폐기하고 1㎡나 4㎡로 사용하여 명실상부하게 도량형을 통일해야 한다.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