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3.22 20:39
수정 : 2011.03.22 20:39
김창학 서울 수명중 교무부장
그동안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현장교사들의 반발이 많았는데도 수정 없이 적용한 결과 교육과정 개편 뒤 중학교에서 71.3%가 영어수업을 늘려서 시행하고 있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미 예견된 결과라고 본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은 중학교 교육과정의 영어·수학 중심의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한문을 비롯한 제2외국어 등 선택과목과 기술·가정 수업을 줄인 학교가 각각 조사대상 학교의 51.3%와 39.4%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도덕을 비롯하여 사회·역사, 과학, 음악·미술, 체육 교과의 수업시수가 줄었다. 국·영·수 이외는 수업시수가 모두 줄었다는 것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중요한 특징은 그동안 국가나 교육청의 기준 및 지침에 의거하여 운영되던 경직성을 탈피하여 교육과정의 탄력적 현장 운영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교과군과 학년군, 집중이수제 등을 도입하고, 학교에 교과(군)별 수업시수 증감을 허용하여 교과 이수시기와 수업시수(단위)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와 더불어 학생의 학습 부담을 덜어주고, 진로에 적합한 교육과정 운영 강조,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한 학습 강화 등도 이번 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특징이다.
학교 현실은 어떤가? 가장 중요한 교과군에서 학기당 8개 교과 이내로 제한함으로써 가르치고 싶어도 가르칠 수 없다는 현실을 정부만 모르고 있을까? 당초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실종되고 말았다. 특히 2009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집중이수제의 피해는 너무 크다고 현장교사들과 학부모들은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영·수 편중 현상이 심해지면 선택과목과 예체능 등 비인기 과목 수업을 유지할 수 없게 돼 결국 전인교육이 불가능해진다는 사실을 왜 정부만 모르고 있을까?
학교 자율화를 주장하면서 학기당 8과목 이내로 제한하여 학교 현장에서 가르치고 싶어도 가르치지 못하게 만든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지금이라도 수정 고시하여 학교 자율성을 확보하도록 보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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