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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4.12 20:13 수정 : 2011.04.12 20:13

카이스트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고3으로서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왜 청소년들의 자살에는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건가요

노슬기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2가 1동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생의 자살 문제가 요즘 화제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천부적 재능과 노력을 발휘해 간 일류 대학에서 올해에만 4명의 자살자가 나왔다는 것은 분명 카이스트에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요. 사람들은 서남표 총장의 차등적 등록금제에 원인을 두고 그를 비난합니다.

그런데 카이스트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고3 학생으로서 한 가지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왜 청소년들의 자살에는 관심을 가져주지 않느냐는 생각입니다. 얼마 전 이른바 ‘엄친아’로 불리는 학생이 분신자살을 했을 때도 세상은 잠시 놀랐다가 금세 가라앉았습니다. 지난해 200여명의 학생들이 꽃다운 생명을 스스로 포기했는데 세상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저 학업에 부담을 느꼈다, 고민이 있었나 보다 하는 식의 추측성 이야기만 나돌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학생들을 사지로 내몹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무한경쟁 속에서 학생들은 쉴 틈이 없습니다. 힘들고 쉬고 싶어도 어른들에게 말하면 그때가 제일 행복한 거라는 훈계만 돌아옵니다. 주변의 수많은 엄친아들에 비하면 ‘나’는 너무 보잘것없는 존재입니다. 성적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너는 대학 못 가!” 하는 비난이 들이닥칩니다.

아마 자살한 학생들의 대부분은 이런 성적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 가치도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지금의 교육방식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문제를 지적하지 않습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 문제는 매일같이 신문 1면에 내보내면서, 청소년 자살은 중간면의 손바닥만한 기사만 겨우 나옵니다. 아무도 한국의 교육을 개혁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그 4명의 학생들은 명문대 학생들이고, 청소년들은 그저 평범한 학생이기 때문일까요?

교육 개혁의 필요를 절실하게 느끼는 고3 학생은 오늘도 신문을 보며 씁쓸함을 느낍니다. 청소년들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이 땅의 어른들에게 부탁하고 싶습니다. 사회적 이슈도 명문대생만 될 수 있는 이 사회에서 학생들은 하루하루 생기를 잃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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