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시] 죽은 시인의 사회 / 최일걸 |
잔혹한 경쟁체제가
전국의 모든 학생들을
일등부터 꼴찌까지 줄 세워놓고
뒤처지거나
경쟁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학생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현실 속에서
감히 누가 공존의 의미를 발설할 수 있을까
해마다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입 틀어막힌 채 죽거나
낙오자로 낙인찍히는 걸까
공교육에서 사교육에 이르기까지
생존게임이 되어버린 마당에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배울 수 있단 말인가
죽은 학생들의 영원한 침묵 앞에서
누가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는가
죽은 시인의 사회,
다만 굳게 입을 다물고
침묵을 엿들어야 할 때
최일걸/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