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8.08 19:26
수정 : 2011.08.08 19:26
이창배 목포소방서 현장대응단 소방장
여름휴가철이면 급증하는 유기동물 구조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이 강원도 속초시 교동 한 학원건물 3층에서 고립된 고양이를 구조하다 로프가 끊어지면서 10여m 바닥으로 추락하였다. 이 사고로 속초소방서에 근무하는 김종현(29) 소방교가 순직하였다.
순직한 김 소방교의 영결식이 지난달 29일 있었지만, 현재까지 국립묘지 안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유족은 물론 동료 소방관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김 소방교의 국립묘지 안장이 늦어지는 것은 관련 법에서 정한 재난 현장이 아닌 대민지원을 하다 순직한 것이어서 국가보훈처의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소방관의 고유 업무가 아닌 동물 구조 등 대민지원 활동을 벌이다가 숨진 소방관은 국가유공자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소방법 14조2항에 따르면 소방관이 화재 진압, 구조, 구급업무를 수행중이었거나 이들 업무와 관련된 업무 또는 교육훈련을 받던 중 사망한 경우만 순직 군경과 유족으로 인정해 국가유공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규정은 소방관들이 본연의 업무 이외에도 최근 크게 늘고 있는 각종 민원을 처리하고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다. 실제 전남소방본부만 하더라도 동물 구조 및 벌집 제거 등 한달 평균 900건 이상의 민원을 해결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현실을 반영한 소방법 개정과 함께 김 소방교에 대한 순직이 인정돼야 할 것이며, 소방관 고유 업무뿐만 아니라 각종 민원 해결 도중 숨진 소방관들 역시 순직 군경으로 인정해 국가유공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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