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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9.19 19:34 수정 : 2011.09.19 19:34

9월17일치 논쟁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도 질서가 필요’를 읽고
장정현 주부·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두 아이를 키우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처지에서 9월17일치 논쟁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도 질서가 필요’라는 글을 읽으며 느낀 답답함과, 설사 ‘교육벌’일지라도 체벌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그저 폭력일 뿐임을 말하고 싶다.

첫째, 글쓴이나 일선의 교사들께선 우리의 아이들을 일방적인 훈계와 체벌로 교화해야 하는 죄수 혹은 전쟁터에서 쳐부수어야만 하는 적군과 같은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근본적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오류가 있다 보니, 교실붕괴와 교권추락 현상을 기껏 진보적인 교육감과 학생인권조례 탓으로 돌리며 문제해결을 위한 원인규명도, 그에 따른 자성과 반성도 없이 ‘체벌을 하지 않고는 교육을 할 수 없다’며 스스로의 무능만을 드러내고 있다.

둘째, 교실붕괴와 교권추락의 원인은 우리 사회 모두가 제공했고 책임져야 할 문제지만, 많은 부분은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교육행정시스템과 공무원들, 교장들을 포함한 일선 교사들의 책임이 아닐까?

일부의 경우겠지만, 도저히 체벌이라고 부를 수 없는 교사의 폭력 동영상을 방송으로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가장 안전해야 하고 첫번째 보호자가 돼줘야 할 학교와 교사가 폭력행위의 당사자가 되고 있음을 볼 때 소름이 끼칠 정도로 끔찍하고 어이가 없어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 거기에 더해 일반인보다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교육사회 안에서 부패하고 비인격적이고 파렴치해 자격미달인 교육자들에 대해 미온적인 징계와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보이는 것은 ‘상과 벌을 통해 질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무색하게 한다.

더이상 부당한 체벌과 경악스러울 정도의 인격모독적인 폭언·폭력이 교권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되어선 안 된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오랫동안 교사들에게만 유리하게 작동되어온 부당한 질서가 오늘날의 교실붕괴와 교권추락을 불러온 자업자득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오래전부터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교육개혁의 의지도 본 바 없고, 오히려 무력하게 후퇴하고 있는 상황에 귀 닫고 눈감으며 학생들의 인격과 권리에 대해서 논의할 기회조차 없었다. “최소한의 정당한 학생 지도권과 권위를 인정”받고 싶다면 학생들의 인격과 자존심을 존중하는 교사로서의 성숙함을 보여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은 문제아도 죄수도 적도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경쟁에 내몰려 부모들의 기대와 억압에 눌리고, 생활고로 인해 보호받지 못하고, 자존감에 상처입고, 어디에도 기댈 곳 없어 방황할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의 가슴 아프고 안쓰러운 아이들일 뿐이다.

질풍노도라고 표현하는 통과의례를 겪어내며 더 외롭고 힘든 성장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순간순간에도 교사와 부모를 포함한 기성세대들은 무관심과 질타와 폭력과 억압으로 그 아이들의 발을 걸어 자꾸 넘어뜨리려 하고 있다.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들, 담배를 피우고 수업을 방해하고 비행을 저지르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문제아로 낙인찍고 학교 밖으로 몰아내는 것밖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일까.


문제아라는 말은 없다. 그 아이들은 마음이 아플 뿐이고, 통증이 심하면 저절로 비명이 나오듯 그 아이들도 너무 아파서 견디기 힘들어서 비명을 지르고 있을 뿐이다. 진심으로 따뜻하게 손잡고 어디가 얼마큼 아픈지 물어보자. 잘 들어주고 같이 아파보고 이해한다고 말해주고 위로하고 용기도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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