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2.01.11 19:34 수정 : 2012.01.11 19:34

그게 바로 너였구나-박종철 열사 25주기에 띄우는 시

아닌 밤, 덜컹 덜컹
문꼬리를 마구잡이로 잡아 흔들며
“일어나라 일어나라”는 쇳소리가 있어
그냥 스쳐가는 바람소리인가 했더니
그게 바로 너였구나

아, 사람이라는 게 달구름(세월)보다 먼저
빛을 바꿔버리기 때문에 그러는 걸까

끔찍한 살인마의 핏줄이 어따대고 또 날뛰어
함께 부시자고 하면 도리어 등에 칼을 꽂고
그날의 노여움에 불을 당기자고 하면 나만
밑진다며 이 썩은 늪에 서로 다투어 낑기려고
주접떠는 저 치사한 야바우, 양아치들에게
“네 이놈들 채찍을 받거라 이놈들” 하고
울어 에는 게 새벽인가 했더니
그게 바로 너였구나


악덕보다 더 악질을 악따구니라 했던가
그 악따구니보다 더 악질은 또 무어라 했던가
모랏돈(독점자본)이라는 던적(병균)이다
피눈물도 모자래 사람과 사람의 세상까지
몽창 썩혀먹는 던적, 독점자본주의라 했다
하제(희망)도 먹고 땀으로 일구어야 할 꿈 바랄도
먹어 한치 앞이 안 보이는 이 캄캄한 깜떼(암흑)

거기서 간들(운명)처럼 제 몸을 사르던 촛불
그게 누군가 했더니 그게 바로 너였고
하늘에 닿을 원한을 기름으로 내달리던 희망버스
그게 누군가 했더니 그게 바로 너였고
한미자유무역매국협정 쓸라(폐기) 싸움에 까마득한
앞장, 그게 누군가 했더니 그게 바로 너였구나

그렇다
썩어문드러진 독점자본주의는 이제 끝장이다
참된 하제는 다슬(땀)이 주인 되는 세상이라고
워싱턴과 구라파, 세계 곳곳에서 “뗑 뗑 뗑”
온몸으로 종을 치는 피투성이의 젊은이
그게 누군가 했더니 그게 바로 너였다니까

그렇다 종철아 종철아, 어쩌자고 네 종소리에
이 늙은이도 철없이 자꾸만 깨어나는구나
밤도 없고 새벽도 없이
아, 우리들의 뜨거운 눈물
아, 끝없이 갈마(역사)를 일깨우는 종치기 종철아

백기완/통일문제연구소장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