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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2.23 19:29 수정 : 2012.02.23 19:29

임기말을 앞둔 이명박 정권의 국민 겁박극이 계속되고 있다. 1년 뒤면 퇴임할 정권이 국민혈세를 낭비하여 미래의 정권들이 손대야 할 무기 구입까지 다 관장·처리하려 하지를 않나, 불요불급한 사업인 4대강 사업에 30조원에 이르는 국가예산을 쏟아붓고도 모자라 수해복구비니 지류하천 사업이니 핑계 거리를 찾아 다시 기십조원을 쏟아부어 놓고도 모자라 재미 보는 김에 더 재미를 보려는 모습이 이만저만 가관이 아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나라를 거덜내는 정권을 본체만체하면서 다가올 총선과 대선 채비에 바빠 ‘맞춤형 복지’니 ‘경제민주화’니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 표심을 의식하여 국민들의 환심을 살 아이디어를 공모하여 발표하는 것이야 누군들 못하겠는가. 유신시대 무소불위의 카리스마를 연출하던 박정희 시대의 경제 활성화에 기대를 걸기도 한다. 아니 말로야 하루에 천번 만번 달나라에 다녀올 수도 있다.

문제는 눈높이가 달라 잠재의식의 밑바닥에 서민이나 ‘분배 정의의 실현’ 의지가 없으니 선거만 끝나면 선거 때 펼쳤던 공약들이 장롱 서랍 속에 처박힌 채 다시 나오지 않을 확률이 거의 백퍼센트라는 데 있다. 평소 신념으로 간직했던 소신이라도 실천하고 안 하고는 엿장사 마음대로일 터인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뱉어 놓고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챙겨줄까.

그러니 불쌍하고 가련한 것은 그 말을 곧이 듣고 표를 몰아준 표심들이다. 그 간교함에 속아 한국민은 지난 반세기 동안 헛되이 세월만 까먹었다. 오늘날 한국 정치의 파행과 굴절은 국민 스스로가 얻은 자업자득의 결과이니 수원수구할 건더기조차 없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얼마나 한심스러운 나라인가를 극명히 보여주는 것으로 나는 나라의 주권자인 국민과 그 공복자인 제도권의 뒤틀린 위상을 손꼽는 데 주저할 뜻이 추호도 없다.

노동자들은 명색이 나라의 주인이다. 오늘 계약직의 양산으로 그들과 겨레의 싹인 청소년들은 ‘개밥의 도토리’,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공적 기능의 수행자들은 고위직은 물론 말단 공무원이라도 복지나 보수 면에서 안정권에 들어가 있다. 완전한 주객의 전도다. 더 기막힌 아이러니는 이 기막힌 슬픈 아이러니가 마치 정상궤도의 항행인 것처럼 사회 전반에 비치고 있으며 개혁의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공무원 부패와 부정의 척결? 그야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단방에 할 수 있는 일이다. 만원의 뇌물을 받으면 백만원의 벌과금을 물려보라. 그래도 뇌물 공무원이 생기겠는가. 민주주의 나라에서 지나친 엄벌이라고 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라에 공무원 부패 척결 이상으로 소중한 덕목이나 가치가 없다면 이에 토를 달아야 할 이유나 명분이 없을 것이다.

집권자들이 이를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를 얽어매는 자승자박의 올가미가 됨을 아는 까닭이다. 생각해 보라. 집권을 ‘전리품’으로 착각하는 정치권과 관계가 그 저변에 자갈처럼 지글지글한 이권들을 어쩌려고 그런 무모한 정책을 펼 염을 낼 수가 있겠는가. 아니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 수가 있겠는가. 4대강 사업 당장 집어치워라. 누구를 위한 혈세의 낭비인가.

한석현 전 재야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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