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9일치 왜냐면 ‘고엽제 의증 판정도 받지 못한 파월전우들’을 읽고
지난해 국가보훈처가 보내준 ‘국가유공자 증서’에는 “우리 대한민국의 오늘은 국가유공자의 공헌과 희생 위에 이룩된 것이므로 이를 애국정신의 귀감으로서 항구적으로 기리기 위해 이 증서를 드립니다. 2011. 10. 1 대통령 이명박”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국가보훈처장께서는 “여러분들은 지난 50여년 전 이국땅에서 세계의 자유와 평화수호를 위해 기꺼이 참전하여 혁혁한 전과를 세우며 우리 국군의 위상을 만방에 드높이셨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대한민국 정부가 인정한 국가유공자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며 국가유공자 증서를 액자에 넣어 집안 벽에 걸어놓고 가보로 삼아 자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국가유공자 증서를 벽에 걸기는커녕 가족들한테도 보여줄 엄두를 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정부가 저를 국가유공자로 인정하면서도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국가유공자 증서에 단 한푼의 가치(값어치)도 부여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에게 상장만 주고 상금이 한푼도 없다면 수상자의 공을 인정한다고 하겠습니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국위를 선양했다면서 상장만 주고 한푼의 포상금을 주지 않는다면 금메달 수상자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대부분의 국민들은 파월전우들의돈이 산업화의 종잣돈이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정부가 알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국가유공자 증서와 국가보훈처장의 말씀에 따르면 저는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공이 있으니 건국훈장에 버금가는 상을 받을 자격이 있으며, 세계의 자유와 평화수호를 위해 혁혁한 공을 세웠으니 최소한 민주화를 위해 공을 세운 사람들이 받는 만큼의 포상금을 받을 자격이 있으며, 국군의 위상을 만방에 떨쳤으니 올림픽 금메달 수상자와 비슷한 수준의 포상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겠지요. 그런데도 나는 단 한푼의 포상금도 못 받았으니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국가유공자라면 그가 어떤 공(공훈)을 인정받아 국가유공자가 되었든 다른 국가유공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겠지요. 그런데 사람에 따라 대우에 차별이 있다면 잘못된 것이 아니겠어요? 더구나 똑같은 공로에 의하여 국가유공자가 되었는데도 누구는 몸이 아픈 증세가 있다고 해서 포상금(보상)을 받고 누구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해서 단 한푼의 포상금(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과연 정부가 단 한푼의 포상금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진정으로 국가유공자로 인정한다고 하겠습니까. 어떻습니까. 당신이 만약 저와 같은 입장이라면 국가유공자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당신은 내가 받은 국가유공자 증서의 가치가 얼마라고 생각합니까. 지금으로부터 40~50년 전 당시의 대한민국 정부가 파월전우들이 받아야 할 급료(수당)의 상당부분을 떼어 모아 조국근대화(산업화)의 종잣돈으로 하여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했다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파월전우들의 은공에 보답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국민들은 파월전우들의 돈이 종잣돈이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정부가 이 사실에 대해 한번도 공개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무엇 때문에 정부는 여태껏 쉬쉬하면서 덮고만 있었을까요. 그 당시 정부가 뒷날 갚아주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으니 떼어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을까요. 나이가 60살 이상인 파월전우들이 얼마 안 있으면 모두 늙고 병들어 죽을 테니 그때까지 기다리는 것일까요. 정부는 하루빨리 전 국민에게 파월전우들한테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국민의 이름으로 그 빚을 갚아야 할 것입니다. 오영해 전북 남원시 주생면 지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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