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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유가상승에 따른 언론의 역할 / 손용규 |
연일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로 더욱더 치솟는 가격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유류가격의 상승은 공산품·과일·농산물·물류비용 상승 등 파급효과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정부의 세수에서 유류세가 10% 정도 차지한다고 한다. 적지 않은 비중이고 해마다 세수는 증가하고 있다. 유류가격이 상승하면 할수록 세금도 더 많이 걷히게 된다.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 셈이다. 가령 자동차 1대를 운행하는 데 휘발유 값으로 한달에 30만원을 지불한다고 하면 세금(47%)으로만 14만원이 넘고 일년이면 170만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유가가 폭등하면 언론에 등장하는 단골 기사들이 있는데 당장 눈앞에 보이는 사실들, 말하자면 ‘고유가 시대 디젤차가 잘나가’, ‘유가폭등으로 디젤 중고차 인기’ 등이다. 휘발유 가격보다는 경유 가격이 조금 저렴하니까 경유차를 새로 구입하거나 차를 바꾸라는 식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10여년 전 휘발유 가격이 900원대에서 1000원대로 넘어갈 때도 그랬고 유가가 상승할 때마다 나오는 단골 기사들이다. 만일 휘발유 가격이 3000원이고 경유 가격이 2700원이 된다고 해도 그런 기사들을 쓰고 있을 것인가?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다.
여태까지 정부, 자동차 제조사, 언론 이렇게 일체가 되어 많은 세금과 이익을 가져가지 않았던가? 이제는 언론에서 유류세 인하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라고 본다. 유류세 인하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정부 관계부처 관계자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니던가? 그러한 일들이 제대로 되는지 감시하고 모니터링하는 게 언론의 책임과 역할이라고 본다. 서민 경제뿐 아니라 나라 경제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언론은 좀더 근원적인 문제인식에서 출발하여 단발성이 아닌 거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안목을 가져주길 바란다.
손용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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