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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3.26 19:38 수정 : 2012.03.26 19:38

인지·정서·신체발달 측면에서
여러가지 부작용이 우려된다
교사의 교육력도 저하될 수 있다

이수열 경북 청송초 교사

2015년부터 모든 초·중·고 학생들은 전자 교과서를 보기 위해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게 된다. 스마트 교육의 추진 근거로 교과부는 우리 학생들의 디지털 독해 능력이 인쇄매체 독해 능력에 비해 높게 나온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연구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우리 학생들의 인쇄매체 독해 능력도 조사 대상국 중 1위였다.

둘 다 세계 최고인데 인쇄매체 독해 능력이 뒤떨어진 이유가 무엇일까. 책과 문화를 마음껏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경쟁력을 보유한 핀란드는 국민 1인당 공공도서관 장서 수가 7.6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10개국 중 1위를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는 1.3권으로 10위, 즉 꼴찌를 기록했다.(2009년 기준)

더 큰 문제는 스마트 교육의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그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인지적 측면에서 스마트 교육은 학습능력을 손상시킬 수 있다. 어디 있는지 알기만 하면 되는 인터넷, 집중력이 분산되는 멀티태스킹과 역동적인 미디어에 익숙해진 아이들의 사고방식이 얕고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정서적 측면에서 스마트 기기를 수업시간에 사용하면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에 초점이 맞춰져 교사와 학생간 유대감이 약해지고 상호작용의 질도 낮아질 수 있다. 또한 스마트 기기로 혼자 노는 데 익숙한 아이들이 다른 사람과 감정을 공유할 공감 능력을 가지기 힘들 것이다.

신체발달 측면에서도 스마트 기기 사용은 아이의 뇌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심하면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교과서를 대신한 스마트폰을 집중해 보게 되면 눈의 피로와 시력 저하는 필연적이다. 수십명의 학생들이 교실에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때 나오는 전자파가 유해하지 않은지도 의문이다.

교사의 교육력도 저하될 수 있다. 수업시간에 게임과 카카오톡, 인터넷 서핑이나 전화를 하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 생활지도 차원에서 휴대폰을 꺼서 내도록 지도해왔지만 이제 불가능해진다. 또 모든 학생이 스마트 기기의 몰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어느 교사가 문제 학생을 훈육하며 인성교육의 책임을 다하려 할까.

이외에도 스마트 교육은 기기 구입을 위한 사교육비 증가, 맞춤형 정보에 익숙해진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 언제 어디서나 성인 음란물을 접할 수 있어 아이들의 인성이 왜곡될 가능성, 인터넷에 중독된 학생들의 주의력 산만과 사고력·집중력 저하 등 여러 부작용을 수반한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의 2009년 디지털 읽기 소양평가(DRA)는 서문에서 성공적인 교육체제는 관료주의적인 ‘지시와 통제’ 모델에서 탈피하여 자원의 활용과 작업 방식을 결정하는 권한을 일선 담당자에게 위임하는 형태로 변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 교육은 교사와 학부모 등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분권화의 시대적인 흐름에도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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