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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5.07 19:43 수정 : 2012.05.07 19:43

2008년 촛불항쟁은 옳았다. 만약 촛불항쟁이 없었다면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가 유통되고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광우병 괴담” 운운하며 촛불항쟁을 공격했던 자들이야말로 “괴담 유포자”였다. 그 “괴담 유포자”들은 여전히 광우병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괴담”을 늘어놓고, 스스로 한 약속조차 쓰레기통에 처박고 있다.

촛불항쟁이 옳았던 이유가 어디 그뿐이랴. 촛불항쟁은 명박산성을 쌓으며 국민과 불통하겠다던 이명박 정부에 맞서 웅장하게 싸웠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촛불항쟁과 함께한 나는 옳았다. 그래서 나는 부당한 탄압에 맞서 조계사를 빠져나와 기약없는 수배생활을 시작했다. 물론 수배생활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저항과 투쟁에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 큰 고통이었다. 가족·지인과의 격리도 참을 수 없는 아픔이었다. 게다가 돈봉투, 디도스 공격, 민간인 사찰, 파이시티 등 온갖 범죄자들은 떳떳하게 다니고, 범죄의 몸통들은 안전하게 보호받는 걸 보면서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를 느꼈다.

진정한 범죄자들은 보호받고 나는 왜 여전히 수배인가? 이제 한 달이 지나면 수배생활이 4년을 꽉 채운다. 4년, 긴 시간이었다. 수배생활과 함께 내 30대 삶도 저물고 있다. 4년을 채운 수배가 내게서 빼앗아간 것들을 되찾고 싶다. 자유의 날개를 달고 다시 청계광장으로, 서울광장으로 날아갈 수 있다면. 그리고 그리운 가족에게, 동지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면.

수배생활이라는 겨울이 끝나고, 나에게도 봄날이 필요하다. 그래서 촛불항쟁을 기억하며, 나를 잊지 않은 이들에게 연대의 손을 내민다. 수배자인 나의 자유를 되찾는 것뿐 아니라, 촛불항쟁 탄압 때문에 고통받았던 이들 모두 원상회복과 보상을 받아야 한다. 그것은 연대와 우애로 충만했던 촛불항쟁의 정신을 되살리는 것이기도 하다. 자유의 날개를 달고 봄날을 맞이하고 싶다.

김광일 2008년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행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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