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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6.13 19:33 수정 : 2012.06.13 19:33

과도하게 높은 성적 기준과
부채반영 않는 소득평가로는
대학생 등록금 부담 못 줄여

벌써 1학기가 끝나, 대학생들은 어느덧 방학을 앞두고 있다. 기다리고 설레야 할 방학이지만, 대다수 대학생들의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2학기 학비를 벌기 위해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에 매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구하기 힘든 학생들의 상황은 더욱 암담하다. 이들에게 남은 희망은 국가장학금뿐이다. 한국장학재단이 대대적으로 홍보를 벌이고 있어 많은 학생들이 신청하고 있지만, 국가장학금이 과연 정부가 말한 것처럼 반값 등록금의 대안일까.

1조7000억원 규모를 자랑하는 국가장학금이면 적어도 돈이 없어서 대학을 포기하는 학생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1학기 국가장학금을 시행한 결과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불만은 국가장학금이 반값 등록금의 대안이라면 전체 대학생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데 왜 그렇지 못하냐는 것이다.

국가장학금 지원자격은 두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유형1’은 소득3분위 이하(연 환산소득 3054만원 이하) 가운데 직전 학기에 12학점 이상을 이수하고 평균 성적이 80점(B학점) 이상인 대학생이 신청할 수 있다. ‘유형2’는 유형1과 같은 성적 기준에 소득7분위 이하인 대학생만 신청이 가능하다. 문제는 평균 성적이 비(B)학점을 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저소득층 학생들은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생활비 걱정 없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학생들에 견줘 상대적으로 학점이 낮을 수밖에 없다. 즉 소득3분위 이하인 저소득층 학생들은 자격미달로 장학금을 받지 못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소득평가 기준에도 허점이 보인다. 소득평가에 부모의 소득과 부동산만 포함되고 부채는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월급은 소득3분위 이상이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부채가 있는 경우 집안형편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채는 평가대상이 아니므로 이 학생은 자격미달이 된다. 이를 악용한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장학금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방지할 방책이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액 장학금이 아니면 생활비와 나머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생들은 또다시 대출을 받아야 한다. 장학금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형2의 경우에는 대학이 자체 기준에 따라 자율 지급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같은 유형에 선정되고도 장학금의 금액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유형2에 선정된 학생 중 한 학생은 45만원의 장학금을 받았고 다른 학교 학생은 1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1만원을 장학금으로 받은 학생은 해당 대학에 그 이유를 문의했으나 학교는 뚜렷한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다.

진학 뒤 닥친 현실이 너무나도 막막해 꿈을 접고 있는 이 땅의 수많은 20대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학비를 원할 뿐이다. 야심차게 내놓은 국가장학금이 그들의 희망이 되지 못한다면, 제도와 절차상의 문제를 개선해나가야 한다. 학교에 대한 불신을 해소할 수 있도록 장학금 지급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소득분위에 따른 차등적 지급도 공정하게 이뤄내야 할 것이다.

연소현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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