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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나주시민 모두가 피해자다 / 김재준 |
8월30일 전남 나주 삼영동 아동 성폭력 사건 이후 각 언론사에서 이 사건을 연일 대서특필하고, 오늘 아침에도 각 언론사에서 심층보도한 것을 보았다. 많은 주민들이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범죄행위라고들 말하면서 다시는 이런 끔찍한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철저한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경찰에서도 전국지방청장회의를 소집하는 한편 성폭력 근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1개월간 방범비상령까지 선포한 상태다.
이번 아동 성폭력 사건은 피해 당사자는 물론이고 나주 시민 전체가 피해자이다. 예로부터 나주 하면 천년목사 고을이요, 양반고을이라고 소문난 지역이다. 그래서인지 나주시민의 심적 피해가 배가 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연일 보도로 전국 각지에서 지인들로부터 걸려 오는 전화를 받느라 스트레스가 쌓여가고, 범죄지는 나주이지만 범인은 나주 사람이 아니고 다른 지역 사람이라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이제 내가 언론에 제안하고 싶은 것은 범인도 검찰에 송치되었고 경찰에서도 강력한 대책을 세워 추진하고 있으니 나주 시민들과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보도로 전환하여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떠오르는 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오래전 영국의 축구 경기장에서 있었던 일인데, 축구 경기를 보려고 많은 인파가 경기장에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경찰관들이 제지를 하였음에도 담장이 무너져 200여명이 희생을 당하는 일이 있었다. 그 당시 영국 언론에서는 경찰관들이 제지를 하였기에 그 정도였지,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희생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도하였다고 한다. 그 보도를 접하고 영국 국민들은 빨리 안정을 찾았고 회복할 수 있었다고 들었다.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학생들이 친구들끼리도 말도 잘 나누지 않고 밥도 잘 먹지 않으며 극히 불안해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지금 나주의 실정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나주 시민들이 정신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당하고 있고 또 한편으로 한창 밝고 건강하게 자라야 할 학생들의 정서가 메말라 가고 있으니 이제 이 모든 것을 치유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김재준 동신대 사회개발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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