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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9.19 19:48 수정 : 2012.09.19 19:48

13일치 왜냐면 ‘추천도서목록 상업화 유감’을 읽고

조월례 <학교도서관저널>도서추천위원장

얼마 전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상업화에 대한 부도덕성에 대해 매를 드신 글을 읽고 몇 자 적습니다. 그 글의 필자인 허병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듯 추천도서의 상업화는 교육 현장, 책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마땅히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발언이 아쉬운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 잡지 가운데 추천도서를 싣는 여러 매체, 그중에서도 매년 문화예술진흥기금을 받으면서도 광고를 싣기도 하는 매체들을 건너뛰고 한 잡지에 대해서만 하는 발언이 ‘공정하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광고를 받고, 책을 추천하고, 출판사들이 이를 책 광고에 대대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부도덕한 상업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추천도서 선정 과정이나 추천도서의 질의 문제는 별개로 한다’는 문구를 넣기는 하였지만, 이는 마치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들과 주주 출판사들이 짜고서 책을 추천하고 광고하는 일처럼 비치고 있습니다.

저도 책을 추천하면서 광고를 받는 방식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잡지가 독자들의 구독료로 운영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겠지요. 잡지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의 꿈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우리 출판 현실이 어떤 잡지도 구독료만으로 운영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는 건 누구보다도 선생님이 잘 알고 계시잖아요. 이런 구조 때문에 많은 잡지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손을 놓고 마는 사례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접하지요.

그런 구조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들은 창간 이래 지금까지 어느 특정 출판사를 염두에 두고 책을 선정한 적이 없고, 설령 청탁을 받았더라도 그것에 좌우될 만큼 양심에 어긋나는 선정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도서추천위원들은 <학교도서관저널>의 주주가 누구인지 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관심조차 없습니다.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회는 책이 좋아서, 책을 가지고 논하는 자리가 좋아서, 아무런 조건 없이 개인 시간을 쪼개어 책 선정 활동에 참여하는 교사·사서·학부모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발 앞서서 좋은 책을 찾아내 독자들에게 건네고 싶은 마음으로 매번 수많은 책의 바다를 헤엄치며 눈을 부릅뜨고 좋은 책을 찾아냅니다. 그런 책을 놓고도 논의를 거듭하는 추천 과정, 그럼에도 혹시나 있을지 모를 실수를 염려하며 조심스럽게 추천의 평을 쓰는 사람들입니다.

공정성, 신뢰성, 다양성이 전제되지 않은 추천도서 선정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는 말씀 백번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 말이 추천도서를 싣는 수많은 매체 중에 유독 특정 매체에만 적용해야 한다면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매를 드셔야 하지 않을까요? 추천도서를 싣는 여러 잡지가 책을 추천하는 과정을 살펴보고 공정성과 신뢰성 문제를 언급했거나 추천된 책의 질의 문제를 따져서 저마다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주셨다면 더 좋을 뻔했습니다.

선생님도 그러하시겠지만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들도 모두 아이들 교육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학교 도서관에 좋은 책이 놓일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입니다. 그것 때문에 아무런 조건 없이 오늘도 책의 바다를 기꺼이 헤엄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선생님의 객관성이 떨어지는 말에 베인 상처로 아파하고 있습니다.

조월례 <학교도서관저널>도서추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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