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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0.03 19:45 수정 : 2012.10.03 19:45

진홍 신바람놀자학교 대표

자살률 최고와 출산율 최저인 나라가 있다면 그 나라는 더이상 살고 싶지 않은 나라이겠지요. 바로 초고속 성장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위대한 우리 대한민국 이야기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좋지 않은 걸로만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게 너무 많아 도대체 우리는 어디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나 고민되는 하루하루입니다.

대한민국은 하루 평균 40여명이 저승길을 택하고 있습니다. 자살률 1위, 청소년 자살률 1위, 오이시디 회원국 중 아동·청소년의 ‘주관적 행복도 조사’ 꼴찌, 노인자살률과 빈곤율 1위 등의 지표는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입니다.

자살이나 불행한 삶은 결코 개인이 무능하거나 노력이 부족해서만은 아닌 듯싶습니다. 그 언젠가 운동권을 향하여 ‘죽음의 굿판을 당장 걷어치워라!’고 불호령을 하던 그런 기세로 우리 사회를 향해 외치는 인사도 스승도 없이, 오늘도 죽음의 행렬은 계속됩니다. 바로 오늘 ‘죽음의 굿판’은 우리 사회의 제도나 시스템이 소수를 위한 것으로만 작동할 뿐 대다수 약자들에게는 절망과 좌절만 안겨주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이런 가운데 보편적 복지가 대선 후보들의 공통 공약이 된 것은 퍽이나 다행스런 일입니다. 게다가 경제민주화를 너도나도 외치고 있는 걸 보면 올해 대통령선거가 끝나면 대한민국엔 행복한 미래만 기다리고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선 후보들이 또한 빠뜨리지 않고 공약하고 있는 게 바로 성장과 발전입니다. 우리는 지난 수십년 동안 성장과 발전을 위해 고생해온 결과 수출대국도 됐고, 2만불 시대도 열었으며, 오이시디 가입국도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행복하지 않고 자살공화국에 살고 있다면 뭔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게 아닐까요?

성장과 부가 꼭 행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각 나라의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가 말해줍니다. 그래서 저는 대선 후보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새로운 후생지표로 국민총행복(GNH: Gross National Happiness)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것을 권합니다.

국민총행복의 기본개념은 국민총생산(GNP)나 국내총생산(GDP) 대신 1970년대 히말라야의 작은 나라 부탄에서 시작됐습니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행복’이라는 데서 출발한 개념이지요. 부탄은 가난한 나라임에도 세계에서 국민총행복지수 1위입니다. 2008년부터는 오이시디에서도 평균행복, 행복수명, 행복불평등, 불평등조정행복 등 4개의 행복지수로 각 나라의 국민총행복지수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대선 후보들이 의지와 소신만 있다면 도입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20세기적인 통치이념에서 탈피해 21세기의 패러다임에 맞게 ‘행복’을 중심에 둔 공감과 소통의 새 세계를 열고자 하는 것입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김구 선생이 갈망했던 ‘나의 소원’이 바로 행복한 나라 아닐까요? 21세기를 사는 ‘우리의 소원’은 불행했던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세상을 다 같이 펼쳐내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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