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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09 17:56 수정 : 2005.08.09 17:57

황선주 대구교육연구소 연구위원·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 교사

발언대

서울대 등 주요대학이 입시형 논술을 강화하겠다고 천명하자 교육부가 ‘학교교육혁신방안’을 통해 논술대책을 내놓았다. 교과교육과 독서의 연계 강화, 독서프로그램 다양화, 협동학습, 토의 토론학습, 신문활용교육(NIES), 3천개의 서술형평가 예시 문항 보급 등이 그 뼈대다. 이를 보면 교육부의 무능함이 묻어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한 나라의 교육을 맡고 있는 교육부가 대학과의 힘겨루기에서 밀리다가 결국 일선학교에다 그 책무를 다 넘겨버린 것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의 학교교육의 틀은 논술과 거리가 먼 교육 과정을 가지고 있다. 7차교육과정의 큰 틀은 창의성 교육이라지만 초등학교에서부터 중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과가 국가주도형 교육과정이며 평가권 또한 국가가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시험의 공정성을 위해 객관식 시험위주의 평가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수행평가로 창의성 평가의 방편이 될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점수 주기식의 평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런 형국이고 보면 교육부의 이번 처방은 약따로 처방따로라고 볼 수밖에 없는 땜질식 처방인 것이다.

이런 토양인데 느닷없는 논술 강화대책을 줄줄이 학교에 뿌리고 독서와 연계해 논술을 잘 가르치도록 주문하는 것은 교육부의 직무유기에 다름 아니다. 대학 쪽의 입시형 논술 방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대부분 국민들의 여론이고 보면, 대학들을 제재하는 것이 우선이지 논술 강화 지침이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는 교육부 스스로 학교교육의 파행을 자초하려는 무책임의 소산이라 아니할 수 없다. 설사 시대적 대세가 선진국형 논술형 시험이라 하더라도 이는 시일을 두고 논의해 가야할 문제지 응급처방을 내놓은 사안은 아닌 것이다.

현재의 학교 토양에서 이를 그대로 두고 논술을 대입시에 주요 요소로 반영한다면 학교교육은 과거처럼 객관식 평가로 하고 입시를 위해 따로 논술을 배워야 하는 관계로 아이들의 입시부담만 키우게 되는 것이다.

황선주/대구교육연구소 연구위원·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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