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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남북한 지도자의 역사적 용단을 바란다 / 박문재 |
2012년 말~2013년 초, 한반도와 주변 국가(미국·일본·중국)의 지도자들이 동시에 바뀌었다. 한국에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고, 북한에선 1년 전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취임해 정치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지금은 통일과 평화를 위해 한반도의 역사적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기회로 보여진다. 박근혜 정부도 이명박 정부와 마찬가지로 보수정부이긴 하지만, 새 정부의 대북정책은 대화와 교류를 통해 평화공존 지향으로 나가리라 예상된다. 미국에서도 버락 오바마 2기 정부의 대북정책은 대화와 상호교환을 통한 평화적 정책을 취하리라 예측된다.
따라서 앞으로 몇 달간은 젊은 북한 지도자(김정은)가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에 몇 가지 정책 제안을 한다. 몇몇 제안은 너무 이상적이어서 현실성이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국제간 긴장을 푼 대부분의 예는 지도자의 대담한 정책 제안으로 이뤄졌음을 역사가 증명한다.
첫째, 남북정상회담. 남쪽에 새 정부가 들어선다. 김정은 제1비서가 남북정상회담을 즉시, 적극 제안할 시기다. 뿐만 아니라 남북정상회담 정례화와 개최 장소도 서울과 평양을 번갈아 했으면 한다.
둘째, 남북간 국방위상 조정. 김정은 제1비서는 조건 없이, 먼저, 일방적으로 국방예산을 매년 10% 감축하겠다고 선언하고, 남한도 이에 따라 국방예산을 연간 10% 감축하기를 권고한다.
셋째, 남북간 불가침조약과 통일한국의 영세중립 선언. 김정은 제1비서는 남북간 불가침조약 체결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통일의 기운이 현실화해 갈 때에는 한반도의 영세중립 선언을 제창해야 한다.
넷째, 핵 공동보유 선언. 북의 핵무기가 불가피한 억제력일 뿐 남한을 위협하려는 수단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하려면 핵무기 발전 기술과 핵무기의 남북 공동소유·공동관리를 제의할 용단을 내려야 한다. 옛 ‘철의 삼각지대’에 공동 핵무기 기지 설립을 제안할 수도 있다.
다섯째, 경제통일. 남북은 자원·인력·기술·자본을 공유하면서 북한의 기본 경제시설 재건을 공동 실현해,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강-대동강의 기적’을 이룩해야 한다. 이런 경제적 융합은 한반도를 유럽까지 육로로 연결지으며, 시베리아 에너지원을 한반도로 끌어오는 중요 육로가 될 수도 있다.
여섯째, 식량-광산물 교환제. 북한에는 무진장의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다. 대부분 남한이 외국에서 수입하는 광산물들이다. 그러나 북한은 매년 100만톤의 양곡을 들여와야 한다. 남북이 ‘식량-광산물 교환조약’을 맺었으면 한다.
일곱째, 독도방위 공동 해군사령부 설립. 김정은 제1비서는 남북공동 독도방위 해군사령부 설치를 제안해 북한 동해함대 일부를 남한 해군 지휘하에 넣어, 울릉도에 배치해 일본으로부터 독도를 지키는 데 기여해야 한다. 이런 제안은 동족감·친밀감·신뢰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여덟째, 미국 사회의 대북한 인식 개선. 미국 사회에서 대북인식은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천안함·연평도 사건, 6자회담 합의 문건 일방 파기, 2·19 합의 불이행 등은 이를 더욱 악화시켰다. 김정은 제1비서는 북한 인식 개선을 위해 미국 방문 계획을 추진하기 바란다. 앞서 은하수악단, 평양교향악단, 태권도시범단, 탁구선수단 등의 미 순회 등 문화 교류에도 힘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재 대동강변에 정박해 대미 악선전의 도구로 이용되는 푸에블로호를 조건 없이 미국으로 돌려보내기. 푸에블로호는 1968년 북한 해군에 의해 나포된 미 군함이다. 푸에블로호는 외국에 나포돼 돌려받지 못한 유일한 미 해군함정이다. 미 해군이 수치의 상징으로 여긴다. 북한은 이 함정을 귀향하도록 해, 양국간 국제관계 개선의 상징적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제안들이 비록 이상적이며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남북평화와 한반도 통일을 위해 북한의 새 지도자가 깊이 고려해 보길 진심으로 바란다.
박문재 재미동포 전국연합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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