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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1.30 19:28 수정 : 2013.01.30 19:28

17일치 왜냐면 ‘거짓말을 수출하자는 대통령’을 읽고

기후변화에 따른 예측불허의 환경재앙은 ‘하나뿐인 지구’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일로, 선진국은 물론 후진국들도 온 국력을 기울여 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런 세계적 현상을 아는지 모르는지, 최근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거짓말을 수출하자는 대통령’이란 기고문에서 환경, 특히 물의 재앙을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을 폄하하고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수자원관리기술의 수출을 저해하는 논리를 폈다. 국민들의 시각을 오도할 우려가 있어 반론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타이(태국)는 지난해에 미증유의 국난에 처했다. 초대형 홍수로 국토의 70% 이상이 침수돼 800명이 넘는 인명이 희생됐고, 총 450억달러(세계은행 추산)의 재산피해를 당했다. 타이 정부가 항구적인 홍수 방지 등 대대적인 인프라 개선 대책을 내놓은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런 배경 아래 12조원을 웃도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타이 물관리사업의 대전제는 짜오프라야강을 비롯해 전체 강 유역을 통합관리하여 홍수 조절을 포함한 이·치수 기능의 효율화를 꾀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산림 복원, 방수로 건설, 통합 물관리시스템 구축, 조직·법 제도 개선을 비롯한 수자원 관리체계 정비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행하게 된다. 그런데 이 사업은 한국의 4대강 사업 등 특정 국가의 모델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 아니다. 타이가 직접 심도 있는 연구 활동을 거쳐 골격을 정한 사업이다. 그러므로 타이 정부가 균형 있는 판단을 하도록 돕겠다는 염 사무총장의 ‘왜곡된 친절’은 자칫 외교적 결례로 비칠 수 있다.

국제 언론은 지금 타이의 거대 규모 사업을 수주하려고 한국·중국·일본 기업들 간에 ‘삼국지’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실제 한국과 일본, 중국의 정상들이 타이를 방문해 수주 외교를 벌이기도 했으며, 머지않아 결론을 맺을 단계에 와 있는데, ‘타이는 훼손된 자연환경 위에 불필요한 시설만 떠안게 될 것이다’라고 예단하는 우리 환경단체 간부의 발언은 이해하기 어렵다.

타이 사업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 사업의 수주는 곧 기후변화 시대에 물관리 선도국가로 국격을 높이는 길이다. 국가로선 물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웃과 선린관계를 맺는 계기가 되고, 기업들엔 2016년까지 총 700조 규모로 성장할 세계 물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활짝 열리는 것이다.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저서 <불편한 진실>에서 세계가 공조하여 거대한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응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기후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진지한 노력이 일부 환경단체 간부의 편협한 시각에 의해 굴절되지 않기를 바란다.

박용치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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