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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1.30 19:29 수정 : 2013.01.30 19:29

얼마 전 <티브이(TV)조선>에 나온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인터뷰를 보고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이 글을 씁니다.

저는 2004년부터 약 150억원을 투자하여 북의 강모래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반입하는 사업을 진행해온 사업체 대표입니다. 이 사업은 이명박 정권 5년간 중단되었습니다. 북에 두고 온 100억원 규모의 생산 장비는 자식이나 다를 바 없는데, 그 생사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선불금 개념으로 북에 제공한 장비 투자 100억원 중 30억원은 상환받았지만, 나머지 70억원은 북에서 상환받아야 합니다. 같이 일하던 100여명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그런데 천 수석은 모래사업이 북에 많은 이익을 주는 사업이라 중단시켰다고 자신있고 떳떳하게 말했습니다. 2004년에 통일부 장관, 건교부 장관은 표창장까지 주며 저희를 격려했습니다. 그런 정부가 아무 대책도 없이 무자비하게 이 사업을 죽였습니다. 한편 속이 시원했습니다. 그 ‘주체’가 다름 아닌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였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기 때문입니다.

모래는 건설 분야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자원입니다. 우리나라 연간 소요량은 약 1억㎥, 그중 수도권이 약 4000만㎥입니다. 2004년부터 시작된 모래가격 폭등, 공급부족으로 인한 작업 중단 등 ‘모래 파동’을 진정시킨 것은 수도권 수요의 30% 이상을 충당한 북한산 모래였습니다. 그 경제적 효과는 족히 1조원 이상이었습니다. 미국이 매장된 원유가 없어서 수입합니까? 일본이 모래가 없어서 멀리 호주로부터 30년째 수입합니까? 왜 중국은 모래 수출을 금지해 인천대교 공사에 차질을 주었나요?

지난 11일 <한국방송>(KBS)은 건설경기가 최악이고 엄동설한인 이 비수기에 모래파동이 일고 있다고 크게 보도한 바 있습니다. 레미콘 공장들 작업 중단 위기라고 아우성이었습니다. 건설현장 마비는 특별대책이 없는 한 불을 보듯 환합니다.

박근혜 당선인에게 말씀드립니다. 첫째, 20년 이상 갖은 고생을 다하며 명맥을 이어온 1000여개 대북사업자가 현 정권에서 몰살한 것은 그야말로 잘 훈련된 최정예부대를 잃은 국가적 손실입니다. 정경분리 원칙에 입각해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경제협력의 길을 열어 이들을 소생시킬 대책이 필요합니다. 둘째, 대북사업자들의 의견을 들어주십시오. 북한을 전공한 많은 교수, 전문가들이 도장에서 무술을 익힌 분들이라면, 대북사업자들은 실전으로 무술을 연마한, 손톱 밑의 가시 뽑는 방법을 조금은 아는 소중한 자원입니다. 셋째, 5·24 조치 해제라는 말은 필요 없습니다. 남북이 서로 원하는 작은 사업부터 재개해야 합니다. 신뢰회복 프로세스의 첫 단추가 될 것입니다. 넷째, 현재 계류 중인 대북사업체 피해 보상 법안 입법에 큰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정부를 믿고 대북사업을 할 수 있는 근간이 될 것입니다.

이도균 CS글로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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