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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2.18 19:34 수정 : 2013.02.18 19:34

국제사회가 합의해 놓은 핵개발 억제를 스스로 풀어헤치고 있는 북녘은 한반도 불안의 씨앗이다. 인류를 핵 재앙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여러 나라가 강력한 핵 욕망을 억누르고 있는 판국에 북이 지속하고 있는 무모한 핵개발은 일본, 남한 등 동북아의 핵무장 도미노를 불러올 수 있다. 나아가 자칫 그 위험한 무기를 체제 위기를 돌파하는 무기로 적극 활용하는 경우 한반도가 핵전쟁의 끔찍한 참화를 당할 수 있다.

수십년간 고립을 자초하며 수동적으로 살아온 북녘이 핵이라는 무서운 재앙 덩어리로 미국과 맞서며 체제 안전을 도모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북의 무리한 행동으로 남북 7000만 민중의 생사가 오락가락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가 깨질 크나큰 위기에 처해 있다.

먼저 북녘에 뼈 시리게 충고한다. 북의 당국자들은 엄중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미국의 턱밑에서 수십년간 체제를 유지하며 세계 여러 나라의 모범으로 우뚝 선 쿠바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가? 오랜 세월에 걸친 미국의 봉쇄와 사회주의권의 갑작스런 원조 중단에도 농업과 의료에서 가장 앞서나가며 민중들의 삶을 무리 없이 이끌어가고 있지 않은가?

분단 이후 모든 것을 미국 탓으로 돌리며 군사적인 모험으로 상황을 뚫어가려 해온 행동을 이제는 그만두어야 한다. 상황을 풀어갈 힘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아무리 협상의 당사자가 미국이라도 남쪽과 힘을 합하면 많은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 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을 통한 경제적 이익 확보, 지하자원의 남북 공동개발을 통한 공동번영의 길, 개성공단의 성과를 몇 배로 키워 평화의 안전판이자 경제의 버팀목으로 키우는 것, 군사비 절감을 통해 경제를 살리는 것, 인권과 국제 규약을 지키며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아 당장의 위기를 넘기는 지혜 등을 깊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지금의 핵개발이 일본과 남한의 극우세력을 강화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고 핵무장의 이유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은 북에도 결코 이롭지 못할 것임을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미국은 들으라. 그 누구도 당신들에게 북을 일방적으로 몰아칠 권리를 주지 않았다. 이미 당신들의 품에는 수천개의 핵무기가 있다. 수십년 동안의 온갖 제국주의적 행동과 근래의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침공 등에서 보듯 당신들의 만행은 온 세계가 알고 있다. 그 야만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지도국가를 자처한다면 힘없는 나라를 압박만 하지 말고 진정성 있게 돕고 국제사회의 건강한 가족이 되도록 잘 이끌어주어야 한다.

더구나 당신들은 한반도를 분단시킨 근본 당사자이다. 이제라도 평화의 길을 제시하고 대국다운 아량과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북의 어려운 상황을 무너뜨리려 하지 말고 따뜻하게 보듬어 ‘북의 민중’을 먼저 살리고 북의 당국자들이 열린 세계로 나올 수 있는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그 첫번째가 북-미 평화협정 체결이다. 더이상 늦추지 말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그 뒤 모든 문제는 일사천리로 풀려갈 수 있을 것이다.

남쪽 정부는 처절한 각오로 나서라. 북과 미국의 갈등 속에 수동적 위치에서 활동하는 태도를 버리고 능동적으로 위기 타개에 나서야 한다. 북의 핵실험에 대한 비판과는 별도로 ‘한반도 평화관리 프로그램’을 확고히 만들어 북을 어루만지고, 미국과 일본을 달래고 중국과 소통하며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군사적 방어태세를 확고히 해야 하지만 선제타격 계획과 공격형 편제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한순간의 그릇된 행동이 미래의 역사와 민중들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중대한 갈림길이다. 정부당국자와 정치권의 처절한 분발을 촉구한다. 특히 새롭게 출범할 박근혜 정부에 지혜로운 판단과 행동을 간절히 호소한다.

장두석 ㈔한민족생활문화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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