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비록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일지라도 하나 둘 불을 밝힌다면
제아무리 깊은 어둠이라 해도 저 멀리 밀어낼 수 있으리라. 작은 빗방울들이 모이고 모여
남강의 도도한 물줄기를 이루듯이
우리 손에 손에 밝힌 이 촛불들이 모이고 모인다면
아프고 지친 이들에게 희망의 봄꽃으로 피리라. 주름진 손에 고사리손에 들린 이 촛불들이 한 그루 나무 되어
지리산 닮은 아름다운 촛불의 숲을 이룬다면
100년이 넘도록 우리를 보살펴온 자혜원 진주의료원을 지켜내리라. 눈물겨운 삭발을 하고
목숨 건 단식을 하고
밤마다 촛불 밝히는 우리들의 몸짓이라면
낮고 가난한 이들의 아픔 어루만져주는 진주의료원을 끝내 지켜내리라. 우리 비록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일지라도 하나 둘 불 밝힌다면
저 불통의 권력을 이겨내리라.
끝끝내 진주의료원을 지켜내리라. 최세현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위한 진주시민대책위 공동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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