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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5.13 19:36 수정 : 2013.05.13 19:36

남양유업의 사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대국민사과를 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한 것은 다소 늦었지만 매우 적절한 조치로 보인다. 다만 최대주주로서 실질적인 사주인 그룹 회장이 전면에 나서 사과를 하였더라면 한층 책임있는 자세로 비쳤을 것이다. 또한 회장의 갑작스런 자사주식 대량 매각, 피해당사자인 대리점주들과의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인 개선책 발표 등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피해보상 및 동반성장 방안들에 대한 더 진정성 있는 과감한 조처들을 선제적으로 시행하지 않는다면 국민 여론의 악화와 남양유업제품 불매운동의 확산을 막기 어려울 것이고 이는 기업의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남양유업은 이번 사태를 최대 위기로 인식하고 기업의 사활을 걸고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해야 할 것이다.

삼성에서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각종 사건, 사고와 그 대응조처들을 보면 삼성이 과연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삼성자동차사업 실패로 인한 사회적 이미지 실추와 경제적 손실, 삼성중공업의 태안반도 원유 유출 사건과 국민적 분노, 그리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배상문제와 법적 갈등,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백혈병 발병과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처리 과정, 그리고 그룹 회장의 재산상속 분쟁 과정에서 드러난 감정싸움 등 삼성이 그동안 노출한 리스크들과 그 관리 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글로벌 대기업 삼성의 리스크 관리능력과 전략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든다. 리스크 관리능력 부족, 아니면 오만과 안일한 상황인식에서 생기는 위기불감증 둘 중 하나가 그 원인일 것이다.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삼성이 언제까지나 승승장구하리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현대그룹에서도 최근 현대제철 하청업체 직원들의 잇따른 사망 사건과 현대자동차 파견직원 관련 오랜 갈등과 노사분규 등으로 운영리스크가 고조되고 있고, 에스케이그룹과 한화그룹 또한 그룹 회장의 사법처리로 경영자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국내 주요기업들의 기업 리스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고, 이러한 기업 리스크는 잘못 관리되면 국가경제에 심각한 위기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전사적 리스크 관리(ERM)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회사와 같은 과학적·체계적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통해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위기를 관리하여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이루고 국민경제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경영, 그리고 경제민주화가 시대적·보편적 가치가 되고 있는 사회여건을 감안할 때 환경오염이나 노동자들의 인권과 관련된 법적·도덕적 리스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원재환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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