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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5.15 19:28 수정 : 2013.05.16 09:03

결국, 대통령이 사과했다. 지난 주말을 불쾌하게 했던 윤창중의 현란함도 대국민 사기극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 국민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포들에게도 정중하게 사과했다. 윤창중씨의 도주 행각을 청와대가 덮으려고 했다는 의혹은 이남기 홍보수석의 사의로 이어졌다.

만약 한인 여성 사이트인 미씨유에스에이(missyusa.com)에서 윤씨의 성추행 논란을 다루지 않았다면, 이 사건은 미궁에 빠지거나 쉬쉬하다가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사실 일부 집권 세력과 윤씨는 그렇게 되기를 원했을지도, 그렇게 의도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하여튼 이번 사건의 출발점과 이후 사건의 전개 과정에서의 주역은 미씨유에스에이였다. 국내의 언론들도 이 한인 여성 사이트의 글을 근거로 삼아 보도하기 시작했고, 윤씨의 기자회견을 보고 일부 국민들이 고개를 갸우뚱했을 때도, 이 사이트에서는 분노와 격앙의 글이 이어져 그의 추잡함을 비난했다. 또한 피해 여성의 ‘신상 털기’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진행될 때, 한인 여성 사이트에서는 피해 여성을 보호하자는 캠페인이 벌어졌다. 아마도 윤씨 사건이 확실히 마무리될 때까지 이 사이트는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정치학자 러셀 돌턴은 그의 저서 <시민정치론>에서 시민의 정치 참여는 정기적인 투표 행위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상시적·직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현대 민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힘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돌턴은 바로 그 힘은 시민의 교육 수준 향상과 정보의 공유, 그리고 직접적 참여의 공간 확대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제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유권자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국민의 이해를 도모하지 않는 정치인들을 응징하고 때로는 경고하는 높은 수준의 시민 참여 현장을 상시적으로 무서워한다. 사태의 전말을 폭로한 사이트의 힘에서 민주주의의 실현을, 남양유업의 횡포를 교정하고 있는 대리점주들의 용감한 행동과 시민들의 불매운동에서 경제민주화의 진정한 모습이 보인다.

시민의 이해는 이제 시민이 알아서 해결하는 시민정치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위임받은 권력을 사적 횡포에 쓰다가는 술 취한 윤씨처럼 될 수 있다는 그 교훈을 우리는 지난 주말에 분명히 볼 수 있었다.

유용화 시사평론가

‘윤창중 성추행’과 박근혜 독선 인사 [한겨레캐스트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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