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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5.22 19:01 수정 : 2013.05.22 19:01

일러스트레이션 김선웅

한국경영자총협회. 줄여서 경총이라고 부릅니다. 경총은 한국의 수많은 재벌 대기업이 모인 단체입니다. 그리고 최저임금위원회에 꾸준히 사용자위원으로 들어갑니다. 경총은 “단순히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을 넘어서서 기업이 투명 경영과 ‘상생과 나눔’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홈페이지에서 당당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알바 노동자가 경총에 묻습니다. 이 질문들은 250만 최저임금 노동자와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뿐만 아니라 1700만 직장인들 모두에게 해당하는 질문들인 만큼 무겁게 보시고 가능하면 답변도 ‘길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최근 ‘슈퍼 갑’ 대기업의 횡포가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가장 악랄한 행위로 문제가 된 세븐일레븐, 남양유업은 업계 1위의 기업들입니다. 한편 최근 광주에서 열린 2013년도 제1차 대·중소기업 동반성장협의회에 참가한 한 중소기업 사장은 “최저임금은 매년 상승하는데 납품단가에 임금인상률이 반영되지 않고 있어 임금인상률 부분도 매년 단가를 조정하도록 하도급법에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경총은 매년 중소상공인이 힘들어진다는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해 왔습니다. 그런데 중소상공인을 살리려면 최저임금을 붙잡고 있을 것이 아니라 재벌들의 잘못된 관행과 불법행위를 근절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만, 이에 대한 경총의 의견은 무엇입니까?

둘째, 지난해 통계청에서는 34살 이하 1인 노동자 평균 생계비를 163만원(시급 7790원)으로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최저시급 평균은 한국 4860원의 1.8배(시급 8700원)에 달합니다. 올해 한국노총은 1인 노동자 평균 생계비가 월 189만원(시급 9040원)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경총은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월 80만원(시급 3820원) 정도가 적정생계비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몹시 궁금합니다만, 그 근거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경총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항상 대한민국의 낮은 노동생산성 문제도 거론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선 연구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합니다. 대한민국의 노동생산성은 제조업에서는 오이시디 19개 회원국 중 2위지만, 서비스업에서는 오이시디 22개 회원국 중 20위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서비스업에 영세자영업자들이 태반이고, 알바 노동자와 같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몸으로 때워가며 장시간 일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최저임금 인상은 당장에는 영세자영업자들에게 부담될 수 있지만, 이것이 장기적으로 반드시 자영업자들에게 불리한 것이 아닙니다. 일단 수익성이 없는 채로 영세자영업을 하던 사람들이 노동자로 전환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자영업 과당경쟁이 줄어들어 (경쟁력 있는) 자영업자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최저임금으로 일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므로 중소 제조업이나 소위 3디(D) 업종의 인력난도 해소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고용률도 높아질 것입니다.(오이시디 가입국 중에서 우리나라 고용률이 아주 낮은 것은 아시지요?)

마지막으로, 노동자들의 늘어난 소득으로 수요가 늘어나서 경제 전체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고려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판단에 대한 경총의 답변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것 같은데, 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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