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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6.05 19:15 수정 : 2013.06.05 19:15

공군의 차기 전투기(F-X) 선정이 임박하면서 경쟁사들이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유로파이터(EADS)는 60대 중 53대의 국내 조립생산 제안에 이어 한국형 전투기(KF-X)에 20억달러 투자를 약속하였고, 록히드마틴(F-35)은 T-50이 미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로 선정되도록 도우미를 자처했으며, 보잉(F-15SE)은 국내 항공산업에 1억달러 투자를 약속하였다. 각 기종에 대한 시험평가가 끝난 상태에서 이런 이례적인 파격 제안이 나오는 것은 유로파이터를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비행시험을 못한 탓에 성능에 대한 객관적 비교가 어렵고, 이에 따라시험평가 결과에 변별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차기 전투기의 기종 선정은 평가 외적 요소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즉 한-미 동맹의 특수성을 배경으로 한 F-35와 F-15SE, 그리고 경제적 타당성을 앞세운 유로파이터 사이에서 어떤 선택이 진정 국익에 더 부합하는지를 따져야 하는 형국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의 차기 전투기와 한국형 전투기 사업의 연계성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차기 전투기 사업비가 약 8조원으로 단일 무기체계 구매로는 역대 최대라지만, 한국형 전투기는 개발비와 양산비를 포함하면 최소 16조원 이상이며 미래 우리의 주력 전투기이자 영공 수호의 핵심 전력이다. 따라서 이번 차기 전투기 사업을 한국형 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개발비 분담으로 사업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국형 전투기 사업은 현재 타당성 검토 중이지만, 지난 10년간의 찬반 논쟁 끝에, 방법상의 문제가 있을 뿐, 추진하는 쪽으로 여론이 모아졌다. 최근 유명 해외 컨설팅 기관들도 한국형 전투기 사업의 경제성과 수출 가능성 면에서 타당성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차기 전투기 사업과의 연계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한국형 전투기 사업은 미래 국내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 디딤돌로서 대량의 고급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그간 협상 과정에서 미국 업체들은 우리의 주요 관심사인 한국형 전투기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의 기술이전 통제 정책 때문이기도 하지만, 향후 전투기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을 내심 우려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는 배경에는 전통적인 한-미 동맹의 특수성에 의존하는 심리가 있다.

반면에 유로파이터는 우리 공군의 숙원 사업이자 미래 전투기 시장에서 미디엄급 전투기로 경쟁력과 시장 잠재력을 가진 한국형 전투기 사업에 대한 파격적인 기술이전과 개발비 투자를 필승 카드로 선택하였다.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부족한 핵심 기술 확보와 개발비 분담을 통해 사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사업 파트너가 절대 필요하다는 판단인 것이다.

이제 차기 전투기 기종 결정은 임박했다. 한-미 동맹의 특수성과 경제적 타당성 사이에서 어떤 선택이 국익에 더 부합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될 것이며, 이 판단은 향후 우리의 공군력 건설과 항공우주산업 발전, 나아가 국가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내외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이다.

이희우 충남대 종합군수체계연구소장·예비역 공군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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