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3.06.12 19:00 수정 : 2013.06.12 19:00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과장

우리는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출신이 원전 마피아의 핵심이라는 <한겨레> 6월5일치 보도가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독자를 오도할 수 있다고 판단하며 다음과 같이 반론을 제기한다.

1959년 개설된 우리 학과는 그간 13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고 우리 학과 동문들은 지난 40여년간 원자력 산업 발전을 선도해왔다. 우리 학과 출신의 원자력 전문가가 다른 공학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왔던 주된 이유는 1990년까지만 해도 학부에 원자력과가 있었던 대학이 서울대·한양대를 포함하여 네 학교에 불과했다는 데 있다. 초창기 동문 중 일부는 한전에 입사하여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하여 원전 건설과 운영을 주도한 바 있지만 우리 동문의 대다수는 연구계와 학계에서 원자력 연구개발과 교육을 선도해왔고 산업계에서는 한양대 동문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1980년부터 지난 30여년간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12배 이상 늘고 전력 사용량도 그에 비례해서 늘어났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전력요금은 1980년대의 전력요금의 약 70% 선밖에 되지 않는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저렴한 전력 공급이 가능했던 것은 월등히 싼 원가로 전력생산의 30% 이상을 담당해 왔던 원자력 발전의 공이 크다. 원자력계는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 공급을 통해 국가의 산업 발전과 국민 복리 증진에 기여해 왔고, 근래에는 고급 기술인 원자력 기술의 완전 자립과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전 수출을 달성하였다. 이러한 원자력을 통한 국부 창출 및 국가 위상 제고의 중심에 우리 학과 졸업생들이 있다.

<한겨레>는 서울대 출신에 의해 주도되는 원전 마피아가 자신들의 집단 이익만을 위해 국가의 원자력 정책과 연구 방향을 주도한다고 했는데 이 주장은 허위다. 원자력 종사자들이 원전 이용을 주장하는 것은 효율적이고 온실가스 배출에서 자유로운 원자력 이외에 현실적인 친환경 에너지 대안이 없다는 자신들의 신념에 근거한 것이지 부도덕한 집단 이기주의 때문이 아니다. 다만 원자력이 원천적으로 안전성 확보에 다른 어느 전력원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고 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처분이 원전 가동 지속의 선결조건인 만큼 지속가능한 원자력 발전의 구현을 위해 안전성 제고와 사용후핵연료 처리처분 기술 개발에 꾸준한 연구와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다.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와 같은 비도덕적이고 원칙에 위배된 행위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원전 산업계에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지만 이는 우리 사회에 아직도 남아 있는 이해당사자간 일반적인 유착의 관행이 드러난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비리행위와 원칙에 어긋나는 행위는 철저히 근절시켜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원자력 산업 전 종사자에 대한 안전의식 강화와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원전 마피아라는 오명으로 원자력 전문가들의 사기와 의욕을 저하시킬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긍지를 북돋아 주고 역할을 강화하여 성실하고 자발적인 직무수행을 유도해야 한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과장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