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냐면] 박근혜 대통령, 시진핑 주석과 4G로 통화하려면 / 박종봉 |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박 대통령의 중국어 실력과 시진핑 주석과의 친분이 대중 외교와 중국 무역에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가 크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중국은 2012년 무역규모 3조8668억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1위인 미국(3조8824억달러)을 바짝 추격하고 있으며 조만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또한 한국 최대의 무역 파트너로서 수입 및 수출 1위국이며, 한국 역시 중국의 수출 4위국, 수입 2위국인 상호 중요 교역국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의 아이티(IT) 관련 총 수출액은 1552억달러다. 이 중 중국 수출액이 790억5000만달러로, 아이티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50.9%)이 절반을 넘어섰다. 이처럼 중국은 한국의 주요 무역국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과 산업육성전략에 따라 한국 기업과 경제가 크게 영향을 받는다. 아이티 산업에서 중국의 위상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지금, 중국은 아이티 강국인 한국의 위상을 추월하기 위해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 중국 아이티 산업의 성장은 한국의 아이티 관련 기업에 성장의 기회가 된다.
특히 통신 분야에서 중국 아이티 산업의 세계 진출이 괄목할 만하다. 화웨이, 에이치티시(HTC), 중싱통신(ZTE) 등의 기업이 이미 세계 무대에서 한국 기업과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다. 또한 중국은 통신 분야의 제조업은 물론이고 그동안 미국과 유럽에 뒤처져 있던 통신 서비스업에서도 시장을 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분야가 최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엘티이-티디디(LTE-TDD) 사업이다.
중국은 4세대(4G) 이동통신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엘티이-에프디디(LTE-FDD)와 엘티이-티디디 모두에 주파수를 할애할 예정이다. 엘티이-에프디디는 현재 한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엘티이 기술이고, 데이터 통신에 강한 엘티이-티디디 기술은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다. 중국은 4세대 사업의 일환으로 엘티이-티디디에 중점을 두고 13개 도시에서 대규모 시범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또한 2014년까지 35만개 이상의 엘티이-티디디 기지국을 확보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이 엘티이-티디디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는데, 차이나모바일은 이미 지난해 12월에 홍콩에서 엘티이-에프디디와 티디디를 동시에 제공하는 듀얼모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차이나모바일은 올해 기지국 20만개를 설치하여 5억명의 인구를 커버할 예정이다. 관련 4세대 네트워크 투자액만 420억위안(약 7조5200억원)을 넘는다. 중국의 아이티 전문 포털 소후 아이티에 따르면, 차이나모바일은 올 4월 4세대 단말기 입찰 공고를 통해 16만대의 엘티이-티디디 단말기를 조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차이나모바일은 올해만 총 124만대의 관련 단말기를 조달할 예정이다.
이렇게 거대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에스4에 엘티이-티디디 지원 기능을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엘지전자도 중국 차이나모바일과 손잡고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3에서 옵티머스 지(G)를 이용한 엘티이-티디디 서비스를 공동으로 시연했다. 엘티이-티디디의 무한한 가능성을 본 국내 통신사들도 서둘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케이티(KT)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차이나모바일 홍콩과 함께 엘티이-에프디디와 엘티이-티디디 간 로밍 시연에 성공했으며, 에스케이티(SKT)는 중국 현지 통신사와 엘티이-티디디 관련 협약 체결을 계획하고 있다.
엘티이-티디디 기술에 대한 각 기업의 준비와 제품 출시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국내 시장의 지원이다. 국내에서 엘티이-티디디를 도입하고 관련 서비스를 발전시켜야 제품과 기술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인도·일본·러시아 등의 주요 통신사도 엘티이-티디디를 앞다투어 채택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개화하는 엘티이-티디디 서비스를 한국에서도 하루빨리 제공하여 관련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뒤처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이 엘티이-티디디로 시진핑 주석과 소통할 날을 기대해 본다.
박종봉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대표이사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