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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에너지 절약 동참으로 전력위기 극복을 / 민기식 |
정부는 원전 가동 중단 사태로 생긴 최악의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5천㎾ 이상인 기업체에 대해서 8월5일부터 8월30일까지 19일간 오전 10~11시, 오후 2~5시 하루 4시간 전력사용량을 3~15% 의무적으로 줄이도록 하는 절전규제 등을 골자로 하는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을 발표했다. 또한 공공기관은 피크시간 전력소비 20% 절감을 해야 하고, 상점들은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 문 열고 냉방기를 가동하고 영업을 하면 집중 단속 대상이 된다.
기업은 매해 전력난이 불거질 때마다 나오는 정부의 수요관리 대책이 ‘쥐어짜기 식’이라고 아우성이고, 국민들은 한마디로 “전기가 부족하니 무더위를 참아달라는 얘긴데, 정부가 잘못해 전기가 모자란데, 왜 우리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느냐”며 원전관리 실패를 국민 고통 감내로 해결하려는 정부의 전력대책에 반감도 크다. 상황이 이 지경까지 이른 것은 전력수요 예측의 부정확으로 인하여 2010년 이후 예측수요보다 실수요 전력이 500만㎾ 이상 웃돌면서 수급이 불안해진 탓이다. 15~20년 앞을 내다보는 전력수급 기본계획이 선행되지 못한 상황에서 원전 납품비리 등으로 원전 가동이 중지됨으로써 전력수급난이 가중된 것이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우리나라의 평균 전력소비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전력소비 증가율의 6배에 이르는 등 점차 전기 과소비 구조로 바뀌어 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여름철 전력수급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하는 냉방기기는 우리나라 최대 수요전력의 21%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사용량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비율로 보면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가 모조리 냉방기 가동에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전기 과소비 구조로의 변화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전기요금체제에도 일부 원인이 있어 지난해 전기요금을 평균 4.9% 인상한 바도 있지만, 이러한 요금 인상과 같은 수동적인 전기소비 억제보다 더 효과적이고 절실한 것은 바로 온 국민의 자발적인 전기절약의 생활화일 것이다. 공공기관은 당연한 것이고 기업체, 개인 모두가 특히 오후 2~4시 사이에는 불필요한 전원을 차단하고, 냉방기기의 실내 온도를 적절히 조절하거나 차단하는 등의 강도 높은 에너지 절약을 적극 실천해야 할 것이다.
민기식 한국전력 서부지사 고객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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