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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전력난, 태양광발전으로 극복하자 / 박용신 |
49일간에 걸친 역대 최장 장마가 그치자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고 열대야 등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됐다. 이에 전력당국의 한숨도 깊어 간다. 지난 6월 연일 발령됐던 전력수급경보를 멈춰준 것이 바로 장마였기 때문이다. 당국은 이번주 예비전력이 마이너스 103만㎾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이미 전력위기에 대비한 비상체계에 돌입했다. 전력당국은 불량부품 문제나 계획정비로 6기의 원전이 최소 이달까지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더위는 다음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여름 전력난의 직접적 원인으로 반복되는 비리와 부실점검으로 인한 원전의 가동중단 사태를 꼽고 있다. 전문가들도 원전 확대에만 의존하다 정책기조를 바꿀 타이밍을 놓쳐 위기를 자초했다고 평가한다. 또 문을 열어둔 채 영업하는 등 값싼 전기를 사용하는 데 낭비적인 요소가 많은 것도 한 원인이다. 그러니 모두들 낭비되는 전력이 없는지 찾아봐야겠다. 그렇지만 28도가 넘는 실내에서 비 오듯 땀을 흘리며 일하고 공부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전문가들은 전력수급위기 극복을 위해 태양광발전을 대규모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력수급 비상은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간대에만 일어나는 현상으로 여름철 전력피크는 오전 10~11시, 오후 2~5시에 나타난다. 다행히 이때는 태양광발전이 가장 활발한 시간과 정확히 일치해 전력수요가 많은 낮 시간대에 태양광발전이 기저발전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 따라서 태양광발전을 확대하면 추가적인 원전 확대 없이 전력피크를 대비할 수 있다.
일례로 독일의 경우 2007~2011년에 우리나라보다 30배 이상 많은 2191만㎾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했다. 연평균 일조량이 우리나라의 절반이라 태양광발전이 불리한데도 대규모 태양광시설을 설치한 것은 피크타임 전력부하를 줄이기 위해서다. 그 결과, 독일의 2007년 태양광발전량은 3.1TWh(테라와트시)에서 2011년 18.5TWh로 6배 늘어나 피크전력을 감당하며 피크타임 전력요금이 40%가량 떨어지게 했다.
태양광발전의 장점은 더 있다. 최근 밀양 송전탑 사례에서 보듯 원전 한 기를 건설하려면 수많은 민원과 사회적 갈등이 뒤따르고 최소 8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태양광발전은 민원 발생 요인이 거의 없고, 짧게는 한두 달에서 길게는 6개월이면 설치가 가능해 전력위기를 극복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태양광발전을 1GW(기가와트) 설치할 때 온실가스가 연간 54만톤이나 감축돼 기후변화 대응 효과 역시 탁월하고, 일자리 창출도 10억원 매출 발생시 18.6명으로 제조업 평균(9.3명)의 갑절이다.
이러한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음에도 아직 정부는 태양광발전 확대에 소극적이고, 발전사업자의 태양광 의무 구매량이 너무 적어 민간의 태양광 보급 확대에 어려움이 되고 있다. 이제 원전을 통한 공급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 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전력수요 줄이기와 더불어 전력난 위기 극복,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지구온난화 방지, 태양광 신산업 육성과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 정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때이다.
박용신 환경정의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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