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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8.28 19:02 수정 : 2013.08.28 19:02

삼성이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만찬을 연다고 한다. 삼성이 자축하고 그 의미를 되새긴다는 신경영 선언은 20여년 전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임원단을 소집해 삼성그룹의 대대적인 혁신과 변화를 강조한 것을 말한다. 신경영 20년. 삼성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사회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아닌, 불법과 무노조 경영, 비리, 환경파괴를 밑거름 삼은 삼성의 성을 견고히 하는 것이었다. 과연 20년 전 외쳤던 혁신과 변화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신경영 20년, 이병철 회장부터 이어져 온 무노조 경영 전략이 이제는 더욱 세련되고, 수법 또한 교묘해졌다. 노동조합을 만들려는 사람들을 회유하고 때로는 협박했다. 돈으로 매수하거나 부당전직, 부당해고, 납치·미행으로 괴롭혀 회사를 떠나게 했다. 심지어 노동조합 관계자들을 미행하기 위해 죽은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불법으로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했다. 각고의 노력으로 에버랜드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었지만 회사는 표적 징계와 정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말도 안 되는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70여명에 이르는 노동자가 직업병으로 사망했지만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위장도급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위장도급은 삼성이 돈벌이에만 급급해서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으려는 불법행위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열악하다 못해 처절한 상황이다.

현실이 이럴진대 도대체 신경영 20년 혁신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축하하고자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진정으로 삼성이 신경영 20년을 돌아보고자 한다면 기업과 이건희 회장 일가의 이윤 추구에만 급급한 나머지 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을 억눌러온 세월을 떠올려야 한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다 갖가지 직업병으로 사망한 노동자와 가족들을 떠올려야 한다. 터무니없는 저임금에도 불구하고 하루 10시간 넘게 뛰어다니며 삼성 제품을 수리하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떠올려야 한다.

이건희 회장은 얼마 전 신경영 20년을 맞아 전 사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품격, 창조, 상생의 세가지 가치를 강조했다. 걱정이 앞서는 것은 품격, 창조, 상생의 가치가 과연 국민과 사회를 위한 가치인지, 기업과 자본을 위한 가치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상생과 품격은 제품을 그럴싸하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어야 한다. 곧 헌법과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불법적인 위장도급에 대해 사과하고, 유해한 작업환경에서 죽은 노동자들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대환 삼성노동인권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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