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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0.17 19:06 수정 : 2013.10.17 19:06

지난달 ‘아프리카의 스위스’라 불리는 르완다를 1년 만에 방문했다. 수도 키갈리는 새로 포장된 도로와 엘이디(LED) 가로등 그리고 곳곳에 새로 들어선 빌라들로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수도에서 180㎞ 떨어진 르완다 최빈 지역 중 하나인 냐마가베도 중국 현장감독들이 지휘하는 도로 공사로 먼지가 자욱했다.

1994년 발생한 내전으로 경제 기반은 물론이고 사회 전체가 붕괴됐던 르완다는 지난 10년 사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연 8% 안팎의 경제성장률과 6% 이하의 인플레율 등 르완다의 거시경제 지표는 아프리카 최고의 인구밀도, 노동인구의 90%가 생존형 자급 농업에 종사한다는 것과 내륙국으로서의 물류 한계 등을 고려할 때 가히 놀랍다. 도시뿐 아니라 냐마가베 시골 마을의 발전 또한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굿네이버스와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지역정부가 함께하는 농촌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이곳 주민들은 생존을 위한 농사가 아닌 더 나은 내일을 향한 농업 개발에 임하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1994년 르완다 내전 난민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서비스 지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아프리카 대륙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긴급구호 중심의 초기 사업은 공공서비스의 손이 미치지 않는 빈민 지역의 교육 및 의료 지원을 거쳐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한 지역개발 사업을 지향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2011년을 기점으로 하여 굿네이버스는 빈곤 퇴치를 넘어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조합과 사회적 기업의 발전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유엔 기구 및 정부 부처와의 협력 또한 강화했다.

르완다 발전의 국제적 배경에는 분명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필두로 한 정부, 유엔 기구, 해외 원조기관, 비정부기구(NGO)의 공조가 자리잡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안정적인 정권과 사회의 투명성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해외투자 유치가 큰 구실을 했다. 특히 주민들의 교육열과 발전 의지는 르완다의 가장 큰 개발 원동력이다.

하지만 국가 예산의 40%에 육박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의존도와 높은 청년실업, 뿌리 뽑히지 않는 종족 간 갈등은 르완다의 아름다운 언덕 위에 여전히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르완다 정부는 1990년 기준으로 47.5%였던 국가빈곤선 이하 인구를 2015년 23.5%까지 낮춰 새천년개발목표의 빈곤 감소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2011년 기준으로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44.9%가 아직 절대 빈곤 상태에 머무르고 있어 목표 달성이 쉬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내전 발발 직후 르완다의 빈곤율이 77.8%까지 치솟았던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아무리 심혈을 기울인 빈곤 퇴치 사업이라도 사회적 기반이 흔들리면 즉시 사상누각을 면치 못한다는 점이다.)

지난 13년 동안 지구촌 공동체는 역사상 가장 단결된 모습으로 빈곤 퇴치를 위해 노력해왔다. 2015년까지 세계 빈곤인구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새천년개발목표의 목표연도를 2년 앞둔 오늘, 우리는 빈곤 감소의 노력만큼 그 결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법치와 투명성, 민주주의를 겸비한 정치적 안정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이룰 수 있도록 모든 구호·개발 단체가 합심해야 할 것이다.

성하은 굿네이버스 제네바국제협력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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