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3.12.18 19:21 수정 : 2013.12.18 19:21

현 정부는 핵심 주거공약으로 행복주택 사업을 발표했다. 그리고 총 7개의 행복주택 시범지구 중 하나로 안산의 고잔동이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선정되었다. 지방에서 올라와 안산에서 대학을 다니는 필자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주거 확보를 위한 자금의 여유가 없는 젊은 세대와 취약계층에 반값에 임대주택을 제공한다는 취지는 방세 걱정에 시달리는 대학생에게 희망찬 소식이었다. 1500가구라는 입주 단지는 인근 대학가의 인원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안산시의 행복주택 사업은 지정 전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사업을 추진하는 국토교통부를 향해 안산시 당국과 시의회, 주민들은 행복주택 사업에 대해 계속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이들은 행복주택 지구 지정이 주택재건축 추진력 약화와 기반시설 부족, 복합개발에 따른 주변 상권 침체 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을 보냈다. 이런 와중에 안산시장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를 방문해 행복주택 지구 지정에 대한 철회를 요구했다.

물론 사업 선정에 앞서 기존 주거인들의 권익은 철저히 보호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주거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계층을 위한 주거안정화도 현시점에서 꼭 필요한 정책이다. 현재 행복주택 지구로 지정된 고잔동 인근에는 3개 대학에서 1만8000여명에 이르는 대학생이 있으며, 주변 공단에도 많은 젊은 노동자들이 근무중이다.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자금 사정이 열악한 이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도 시급하다.

지속되는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대주택 사업은 필연적 선택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눈과 귀를 닫고 강행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사업에 대한 반발이 심하다면 합리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원주민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확실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근거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없다면 거룩한 의미 또한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고잔동은 주말마다 야외공연이 펼쳐지는 안산 문화의 중심지다. 이곳이 행복주택 사업을 통해 모여든 젊은이들로 더 활기를 띠는 문화공간이 되길 바란다.

이진석 한양대 ERICA캠퍼스 신문방송학과


한겨레>에서 시민사회 토론 공간으로 제공한 지면입니다. 한국 사회 구성원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의 기본을 갖추고 인신공격을 멀리하며 합리적인 논거를 담은 제의, 주장, 비판, 반론 글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글과 함께 이름과 직함, 연락번호, 주소를 적어 보내주십시오. 청탁 글이 아니라 자발적 참여로 짜이므로 원고료는 드리지 않습니다. 전자우편 opinion@hani.co.kr, debate@hani.co.kr, 팩스 (02)710-0310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