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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1.08 19:14 수정 : 2014.01.08 19:14

1월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한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다”라며 통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북한은 2012년 12월12일 장거리로켓을 이용하여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했고 2013년 2월12일 3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그리고 곧바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며 군사적 긴장상태를 야기했다.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하게 대응했고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관계는 꽁꽁 얼어붙고 말았다. 그런데 해가 바뀐 새해 첫날 <조선일보>는 느닷없이 통일을 화두로 삼아 연일 통일에 관한 기사를 쏟아냈고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며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왜 이 시점에서 갑자기 통일 이야기가 나왔을까?

대통령은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어떤 상황까지 대비하고 있는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어떤 특정 상황을 예단하기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모든 시나리오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 나가겠다”고 답하였다.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하는 시나리오 중의 하나가 바로 작전계획 5029이다. 1999년 게리 럭 한미연합사 사령관 시절에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하여 수립한 계획으로 북한군이 쿠데타를 일으키거나 학생들이 봉기하는 경우 또는 노동자들이 시위를 일으키는 경우 등 군사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북한이나 한반도 나아가 동아시아 전체를 긴장시킬 수 있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계획이다. 이 작전계획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대한민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한반도를 전쟁으로 몰고 갈 위험성이 크다는 이유로 폐기를 요청하는 바람에 개념계획 수준으로 격하된 바 있다. 그런데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대두되면서 개념계획으로 묶여 있는 5029를 작전계획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었다.

작금의 경색국면에서 대통령이 통일을 강조한 것은 바로 작전계획 5029가 전개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만 한다. 장성택 처형으로 북한 내부가 심하게 동요하고 있고 내란 발생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된 것임이 틀림없다. 조선일보가 느닷없이 통일을 화두로 들고나오고 대통령이 통일의 유용성을 강조한 것은 추후 군사작전을 실행할 때 국민적 동의를 얻기 위한 사전 포석이 분명하다.

여기서 우리 국민들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작전계획 5029가 전개될 경우 자칫 한반도에 전쟁이 발생할 수 있고 전쟁이 발생할 경우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많은 기회비용이 들어가는 통일을 해야만 하느냐고 반문하는 국민들이 많다고 언급하였다. 전쟁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도 분명 이러한 기회비용에 포함되는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대박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하여 기회비용에 비해 반대급부가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통일이 되면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겠다는 미국의 투자전문가까지 언급했다.

현재의 남북 군사전력을 비교해 볼 때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적화통일이 될 가능성은 전무하다. 북한에 내란이 일어난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는 전작권 환수 논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수차 강조한 내용이며 지금의 국방부도 장담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기회비용이다. 전쟁을 불사하더라도 작전계획 5029에 의한 통일을 추진해야 하는 것인지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할 때다.

강정민 변호사·<독도반환 청구소송>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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