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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2014년을 사는 나이 든 사람들에게 드리는 글 / 은종복 |
나는 이 땅에 사는 사람 가운데 세 부류 사람들이 행복해야 세상이 평화로워진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아이들이다. 둘째는 일을 할 수 있는데 일자리가 없는 젊은이다. 셋째는 늙은이다. 사람들은 늙은이라고 하면 듣기 싫어한다. 노인이나 어르신이라고 해야 좋아한다. 아니다. 나이가 어린 사람은 어린이, 젊은 사람은 젊은이, 나이 든 사람은 늙은이다. 꼭 한자로 아동, 청년, 노인이라고 해야 높임말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
어쨌든 위 세 종류 사람들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모두 돈을 못 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1940년대 독일 나치가 700만명이 넘는 유대인만 학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40만명 가까운 독일 게르만 민족도 죽였다. 독일 사람들이 늘 자랑하는 순수 혈통인 게르만족을 유대인을 죽였듯이 똑같은 방법으로 가스실에 넣어 독살하고 산 채로 땅에 묻어 죽였다. 죽임을 당한 사람들은 나이 많은 사람들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독일을 강하게 일으켜 세우려는 데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뿐더러 그들을 먹여 살리려면 보통 사람보다 돈이 두 배, 세 배 들었다. 독일 히틀러 눈에 그들은 유대인만큼이나 독일을 세계 제국으로 만드는 데 큰 걸림돌이었다.
2014년 지구에 살고 있는 어린이, 일을 하지 않는 젊은이, 돈을 못 버는 늙은이는 죽어 줘야 할 대상이다. 말로는 늘 아이들 인권을 지키고, 일자리를 만들고, 노인 복지를 떠들지만 속마음은 그 나라 경제를 키우고 국방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그들은 눈엣가시다.
그럼 이 땅에 사는 나이 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이가 들면 돈이 있건 자식이 많건 누구나 외롭다. 나이가 젊어도 용기가 없으면 늙은 사람이요, 나이가 들어도 패기가 있으면 젊은 사람이다. 갈수록 돈만 밝히는 세상에 저항해야 한다.
독일이 나치를 만들고 그 나치에 에스에스친위대를 만들었다. 그 친위대에 들어가려면 아주 똑똑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람 죽이는 일을 열심히 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지려 할 때 가미카제특공대라는 폭탄 실은 비행기를 몰고 가서 미군 배를 폭격했던 부대가 있었다. 그곳에 자원입대를 한 사람들도 일본에서 제일 머리 좋은 사람들이었다. 공부 잘하고 똑똑한 것과 슬기로운 것은 다르다. 독일이 전쟁을 일으킬 때 전쟁 반대를 외친 독일 대학생들도 많았다. 그들은 형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일본에서도 전쟁 반대를 외친 사람들은 비국민이라고 욕을 먹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다. 왜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따라 하지 않는가.
박근혜 정권은 통일은 대박이라고 하면서 즐거워한다. 마치 곧 한반도 북녘이 무너져서 통일을 하면 떼돈을 벌 일이 일어날 것처럼 생각하며 소리친다. 억지로 지식을 구겨 넣는 아이들이 자라서 세상을 전쟁터로 만든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서 돈만 버는 기계로 자란 젊은이들이 한반도가 전쟁에 휘말리면 총을 들고 같은 동포인 북쪽 사람들을 죽이는 일에 나선다. 평생을 돈 버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늙은이들이 한반도에 전쟁이 터지면 애국심이란 이름으로 온 세상을 불바다로 만드는 일에 앞장선다. 제발, 군사력을 키우고 경제성장만을 외치다 스스로 무덤을 파는 어리석은 짓을 그만 멈춰라.
은종복 인문사회과학책방 풀무질 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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