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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1.20 19:15 수정 : 2014.01.20 19:15

사람들은 많은 두려움 속에 살아간다. 특히 불안감 속에 묻혀 있던 두려움의 실체가 현실화하면 공포를 느끼게 된다.

설을 앞두고 13일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26곳에서 채취한 26개 품종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지난 6개월간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수산물에 영향을 주었다는 생각 때문에 방사능 오염 공포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해 추석에는 매출이 거의 반으로 감소했기 때문이었다.

우리 사회를 뒤덮는 괴담의 근저에는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으며 결국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확대 재생산되기 때문에 나중에 사실이 확인되어도 해결하기 쉽지 않다. 10년 전 있었던 부안 방폐장 사태도 사람들의 두려움이 집약된 결과였으며 부안에서는 지금까지도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한다. 두려움에서 시작된 사회 갈등의 여파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회의 두려움과 갈등을 극복하는 가장 쉬우면서도 또한 가장 어려운 방법은 바로 소통이다. 우리 사회는 매일매일 소통이란 말이 쏟아진다. 개인도, 기업도, 정부도 모두가 소통을 외치는 소통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소통을 외치는 것은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만큼 소통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만큼 소통이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처리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나 정부에 가장 주문하고 싶은 건 바로 열린 마음이다. 사람들은 ‘방사성’, ‘폐기물’이라는 단어만 듣고도 손사래를 친다.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이 발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두려움을 회피하는 것은 가장 낮은 수준의 해결 방법이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의견을 듣고 뜻을 모아가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다.

현재 경주에 건설중인 방폐장은 이러한 소통의 기본 방침에 입각하여 건설 현장을 공개하고 있다. 방폐장의 안전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원전 감시 기구와의 지속적인 회의를 통해서 그들의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한다. 또한 내년에 건설을 시작할 2단계 방폐장 건설과 관련해서도 주민들과 직접 이야기하는 더 많은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주민들의 우려에 직접 맞닥뜨려야 사업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두려움보다 오히려 안일함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의 기술과 사업을 맹신하지 말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자주 듣고 그들의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더 안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루스벨트는 말했다. 오직 한 가지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일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말이다. 두려움이 만들어 놓은 덫에 빠지기보다는 주위 사람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극복해야 한다. 두려움을 이길 최고의 정답은 소통이다. 소통에는 열린 마음이 전제된다.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소통을 통해 우리 사회의 두려움을 극복하길 바란다.

한상필 한양대 언론정보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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