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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탈스펙’ 사회와 중견기업의 인사정책 / 정민홍 |
지난해 통계청 자료를 보면 10인 이상 전체 법인 종사자 수는 1010만명 정도인데, 매출기준 100대 기업의 종사자는 82만명 정도로 집계되었다. 대학 구직자가 대기업으로 취업할 확률이 10%가 채 안 된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자료다.
그럼 현재 각 대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취업캠프 및 사설 면접 컨설팅의 현실은 어떠한가? 대기업 면접 위주로 컨설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학 역시 100대 기업 위주의 인사담당자들을 초빙하여 취업 특강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연 각 대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취업캠프의 목적이 대기업 취업만을 위한 것인가? 대학에서는 졸업생 취업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여 기업 규모 및 업종에 따른 맞춤식 취업캠프 등으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견기업 이하 인사담당자들 및 면접관들의 현실이 어떤지도 직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은 고유의 직무, 인재상, 핵심가치 등에 기반해 개발한 자체 인·적성 검사 도구 및 면접관 양성 교육을 통해 역량기반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중견기업 이하 대다수의 기업은 기업 고유의 인재상 및 구조화된 면접 양식조차 없으며 면접관의 재량에 의해 선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인재상 등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 고유의 공통 역량이나 직무 역량에 따른 채용이 아닌 대부분 외향성 인재들만이 선발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중견기업 이하 인사담당자들이 스펙 외에 다른 요소를 채용 기준으로 내세우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스펙의 수치만을 근거로 경영진한테 보고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고 설득력 있기 때문에 올해 공채 지원자의 토익 평균이 몇 점이고 어느 대학교 비중이 얼마였다는 등의 얘기로 채용의 성과를 대변하고 있는 모습을 이들 기업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진정한 스펙초월 채용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대학에 대한 지원사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 이하 인사담당자 및 면접관에 대한 채용 관련 육성 교육 및 국가직무능력표준 개발 사업과 같은 국가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교와 기업이 ‘스펙 초월’을 공통의 문제로 인식하고 동시적으로 해법을 모색할 때 ‘탈스펙, 역량기반 사회’로 가는 걸음이 더 빨라질 것이다.
정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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