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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4.21 19:05 수정 : 2014.04.21 19:05

얼마 전 전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일련의 서열을 매긴 소동이 있었다. 이 새 지표는 그간 국내총생산 등의 경제지표, 혹은 건강과 교육을 더했지만 여전히 아쉬운 ‘인간개발지수’ 등에 비해 훨씬 다양한 지수들을 포함하고 있어 각 사회의 현재 발전 정도 및 미래의 발전 가능성까지 엿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사회발전지수’이다.

사회발전지수는 세 부문으로 나뉜다. 첫째,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영양섭취와 깨끗한 식수, 모자보건 등의 기본욕구를 각 사회가 얼마나 충족시켜주고 있는가에 대한 파악이다. 둘째, 이른바 웰빙에 관한 부문이다. 교육과 정보통신에의 접근성, 기대수명과 비만, 자살 등 포괄적인 건강지표 외에 생물다양성, 수질오염 등 환경지표가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잠재력 발휘와 사회적 통합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와 관련된 지표들이다. 고등교육에의 접근성과 남녀 평등권, 이민자 등 소수자에 관한 관용과 인정 등 사회통합적 지표들이 해당된다.

지난 4월 초 발표된 조사에 포함된 국가들은 총 132개국으로, 1위의 영광은 뉴질랜드한테 돌아갔다. 스위스,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노르웨이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 100점 만점에 77.18점으로 28위에 머물렀다. 인간의 기본욕구 충족 부문(88.69, 24위)에선 식수 접근성에 관한 도시와 농촌지역 간 형평성(80위), 교통사고 사망률(55위), 전기공급률(전국민 대비 93%로 80위) 등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 부각됐다.

‘웰빙 토대’ 점수는 76.26점(32위)이다. 중등교육 성별 격차는 0.99로 무려 61위로 뒤처져 있다. 자살률은 10만명당 21.8명으로 세계 124위(끝에서 불과 아홉번째!)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대기오염에 기인한 치사율(10만명당 24명)도 끝에서부터 세는 것(105위)이 더 빠르다.

‘기회’는 66.58로 세 부문 가운데 최하점을 받았다. 현재 한국 사회 통합의 어두운 자화상이자, 한국의 미래를 생각할 때 매우 우려가 되는 점이다. 자신의 인생에 관한 선택권 혹은 자유에 관한 설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하는 한국인은 60%가 채 안 됐다.(92위) 이동의 자유 67위, 집회의 자유 48위, 정치적 권리 37위 등이 한국 사회의 개인적 권리 수준을 보여준다. 사회 불평등에 기인한 교육성과의 손실을 나타내는 지수(Inequality in the attainment of education)는 세계 76위로 교육을 통한 계층간 이동 사다리가 부실해지고 있는 모습을 재확인해 주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존중받는다고 생각하십니까?’에 관한 질문에서 55점(100점 기준)밖에 받지 못해 86위에 머무르는 모습에서 우리 사회의 톨레랑스 수준이 부끄럽게 반영되고 있다.

양윤정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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