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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고교생이 봐도 한심한 기성세대의 ‘대응’ / 이준형 |
해병대 캠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그리고 이번 세월호 참사. 작년과 올해 일어난 사고들이다. 공통점은 모두 피해자 대다수가 ‘학생’, 즉 신세대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공통점은, 모두 ‘어른’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행동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우리는, 기성세대에게 희생당해야 하는가.
필자는 현재 평범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다. 공부에 전념해야 할 시기이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를 통해 느낀 바가 많아 글을 쓰게 되었다. 필자는 현 기성세대에게 어떠한 반감이나 악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미리 밝힌다. 전국의 모든 기성세대를 ‘싸잡아’ 말하는 것도 아니다.
내 또래 아이들이 희생당했다.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같은 고교생으로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다.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기에.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기에 그 어린 나이에 그렇게 되어버렸을까. 없다. 그들의 잘못이 있다면 선내에 있으라는 선장의 지시를 들은 것밖에 없다.
해병대 캠프, 경주 마우나리조트 모두, 잘못 없는 학생들이 희생당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바다에 뛰어들었던 아이들, 그저 즐겁게 레크리에이션을 즐겼던 대학생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뒤, 기성세대는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기성세대의 ‘작태’들은 가관이었다. 해병대 캠프에서 사고 났으니 해병대 캠프 가지 말자, 대학 오리엔테이션(OT)에서 사고 났으니 오티를 하지 말자…. 고등학생이 봐도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세월호 사건도 그렇다. 40년 전, 20년 전 각각 대형 침몰사고가 일어났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저 수학여행에서 사고가 났으니 수학여행을 가지 말자라고 말하는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성찰적 태도’를 지닌 기성세대가 있을 뿐이다.
그 누구도 원인을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물론, 해병대 캠프 사고와 마우나리조트 붕괴,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개인의 직업윤리의식 부재로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다. 그러나 그 이면엔 무엇이 있는가? 바로 ‘돈’이다. 해병대 캠프를 불법적으로 운영하고, 건물을 부실하게 짓고, 선박을 불법적으로 개조해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 그리고 부수적으로, 이런 ‘불법행위’들을 막아야 하는 정부의 대책이 미흡한 점도 짚어야 한다.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나라. 우리 사회가 지금 그런 사회이다.
현재의 기성세대는 다음 세대에게 잊혀지지 못하는 세대가 될 것이다.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신세대의 성장을 방해하는 세대로 기억될 것이다. 현재의 기성세대가 그런 수치를 피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 깊은 성찰과 반성이다. 그리고 원인 해결을 통해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다. 그 길만이 신세대를 살릴 수 있고, 기성세대를 ‘무능’과 ‘탐욕’의 낙인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다.
이준형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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