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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6.09 18:07 수정 : 2014.06.09 18:07

6·4 지방선거에서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후보자 자녀들이 부모의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선거 초반 한 서울시장 후보의 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큰 문제가 되어 후보자는 정중히 사과해야 했다. 또 선거 막판에는 유력한 교육감 후보자의 딸이 자신의 아버지가 교육감이 되는 것을 반대하는 글을 올려 선거 막판 큰 변수로 작용했다.

선거 결과가 모두 자녀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결정적 패배 이유로 자녀들의 발언이 작용했음을 말하고 있다. 반대로 자녀의 활약으로 당선의 기쁨까지 맛본 사례도 있다. 대구와 부산지역에 출마한 야권 후보들은 딸들이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다니며 노력한 결과 지지율 상승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울시교육감으로 출마한 후보의 아들은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지지 호소가 담긴 글을 올리면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후보자 자녀 문제가 자질 검증의 한 요소가 될 수는 있지만 이처럼 결정적 당락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선거는 자녀의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왜 자녀를 보고 후보의 결격 사유로 판단했던 것일까?

바로 자녀를 부모의 거울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느그 아부지 뭐 하시노?”

한때 유행했던 영화 속 말이다. 문제 학생인 주인공은 선생이 학생을 야단치며 던진 비아냥 섞인 질문에 “건달입니더”라고 대답하며 교실을 뛰쳐나간다.

교사의 질문 의도는 아버지 하시는 일에 빗대어 학생들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함이었지만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건달의 세계로 들어서는 하나의 모티브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성장기 자녀에게 부모의 존재는 단지 생계를 책임져주는 부양자의 역할이 아니다. 인생의 큰 방향을 정해야 하는 시기에 부모는 자녀의 방향타가 된다. 부모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난 아무것도 안 시켰고 날 때부터 천재라 자기가 다 알아서 했다’는 유의 태생천재론에 동의하지 않는다. 사실 ‘태생천재론’을 말하는 이들도 자세히 살펴보면 사교육을 많이 시키지 않았을지 몰라도 그 저변에는 부모들의 제대로 된 교육철학이 있었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나를 바로잡아가며 하루하루를 올바르게 살아가는 일’, 이것이 나를 위함과 내 자녀교육의 시작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누가 내 자녀에게 이런 질문을 했을 때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대답할 수 있는 부모이기를 바란다. “느그 아부지 뭐 하시노?”

전병호 교육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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