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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9.10 19:09 수정 : 2014.09.10 19:09

2012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조사 발표한 우리나라의 도박중독 유병률, 즉 CPGI(Canadian Problem Gambling Index)는 7.2%에 이른다. 영국은 2.5%(2010년), 프랑스 1.3%(2010년), 뉴질랜드 1.7%(2009년) 등으로 나타났다. 우리의 도박중독 유병률이 선진국에 견줘 3~4배 높은 것이다. 사감위에 따르면 도박중독자 1인당 사회 경제적 비용은 2631만원이다. 집중적인 치유 재활이 필요한 문제도박자들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1인당 비용은 3022만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도박자 연령대는 30대이지만 10~20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또 피시나 모바일을 통한 인터넷 도박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장소와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온라인 도박은 통제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구가톨릭대 정신과학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전국 대학생 20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CPGI 척도를 기준으로 중위험도박자와 문제도박자를 합한 도박중독자 수가 11%에 달했다. 이것은 2010년 사감위가 CPGI 척도를 이용해 조사한 우리나라 성인의 도박중독 유병률 6.1%와 2009년 고려대 조사의 일반인 유병률 6.9%보다 높은 수치다. 대학생의 도박 참여율은 인터넷 도박 14.9%, 스포츠토토 12%다. 일반인에 견줘 각각 30배와 6배 높다.

도박의 폐해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더욱 적극적인 대국민 예방교육과 홍보, 도박중독 예방 치유 서비스의 제공이 요구된다. 생애주기별로 대상자(성인, 청소년, 대학생 등)를 구별해 예방교육이나 치유 서비스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에는 이전에 충동조절장애로 분류되던 병적 도박을 도박중독장애로 단일질환으로 분류했다. 도박중독이 고유한 원인과 기전을 가진 치료가 필요한 질환임을 명시한 것이다. 중독은 뇌의 질환이며, 당뇨나 고혈압과 같이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다. 도박에서 느낀 강렬한 경험이 뇌의 기억장치 속에 저장되어 없어지지 않으므로 조그마한 자극에도 재발이 잦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도박중독의 치료는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중독을 이해하고,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올바른 생활관과 가치관을 찾아가는 치료와 재활 과정이 중요하다.

지난해 개원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도박중독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로서 24시간 핫라인을 운영하며, 상담·예방·치료·재활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도박중독 상담 전화인 헬프라인을 운영하면서 365일 24시간 상담 체제를 구축했으며, 또한 지역별로 다르게 돼 있던 상담 전화번호를 ‘1336’이라는 4자리 특수번호로 통합해 도박중독 상담자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였다. 25개 민간상담기관과의 연계 서비스를 통해 야간시간과 주말까지도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박중독은 치료와 재활이 필요한 만성질환이다. 자살 등 많은 사회적 문제도 야기하고 있다. 센터가 도박중독 예방과 재활은 물론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더욱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이유다. 119 등 유관기관들과의 연계를 통한 통합적인 위기관리시스템도 구축돼야 할 것이다.

조성남 을지대 강남을지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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