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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일베는 ‘은갈치 슈트’다 / 구본기 |
“지금 뭐 입었어?”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공동편집장인 김도훈이 <한겨레21>에 연재 중인 패션 칼럼 제목이다. 언젠가 그가 칼럼을 통해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은갈치 슈트’는 거의 사라졌다.” 그리고 곧장 괄호를 열어 독자들에게 이렇게 일갈하였다. “당신이 은갈치 슈트를 여전히 입고 있다면, 당신은 지구에 오점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은갈치 슈트 따위가 왜 나쁜지 설명할 이유도 없다. 그건 그냥 나쁘다.”
한참을 웃었다. 가볍지만 정확한 지적. 그의 주장은 옳다. 은갈치 슈트가 왜 나쁜지를 설명할 이유는 없다. 그건 역시 ‘그냥 나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은갈치 슈트가 왜 나쁜 것인지를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이들을 위한 깨알같은 팁 하나. 은갈치 슈트는 ‘미학적’으로 나쁘다! 미학적 문제이기에 설명을 할 이유조차 없는 것이다.
나는 이번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의 폭식 투쟁에도 똑같은 잣대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다양한 이견이 존재하는 사회가 건강하다”는 누군가의 말에 긍정을 하고, 또 그들이 하고픈 말이 무엇인지도 일견 알겠다. 심지어 나는 어쩌면 그들의 메시지에도 타당한 부분들이 있을 수가 있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나는 다음의 물음을 까닭으로 들어 일베에 화가 나 있다. “꼭 그렇게까지 천박할 필요가 있었는가?” 은갈치 슈트는 아름답지 못하기에 나쁘다. 일베 역시도 그렇다. 둘은 유죄다.
구본기 구본기재정안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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