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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9.29 18:34 수정 : 2014.09.29 18:34

자기 어머니가 나병 환자일지라도 어머니는 어머니다. 나라가 아무리 썩어 문드러졌을지라도 내가 태어난 나라 아닌가. 국민 88%가 “국가대개혁”을 부르짖고 젊은 세대일수록 미래가 어둡다고 비관하는 이때가 바로 공이 바닥을 쳤을 때이다. 강한 물체에 부딪혀 공이 뛰어오르듯이 우리는 지금 여기서 뛰어올라야 한다.

100여년 전 그때도 지금처럼 국가대개혁이 절실했음에도 결국은 실패하고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고 유관순이 독립 만세를 부르다 감옥에 갇혀 울부짖었던 말이 생각난다. “손톱이 빠지고 귀가 잘리고 팔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참을 수 있으나 나라 없는 고통만은 참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가 지금 개혁을 못 하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개혁을 이루지 못할 것”(5월19일)이라고 국가대개혁을 국민 앞에 선포했다. 그 선포가 현실로 이루어져서 추호도 어긋남이 없이 곪은 환부를 말끔히 도려내어 국민에게 새 희망을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현실을 낳는다고 했다. 그렇게 되리라고 믿고 이제부터 우리는 비장한 각오로 선 자리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일이다. 그동안 내가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각자 양심에 물어볼 일이다.

국민 대다수가 국가개혁에 있어 첫째로 꼽는 것이 “뿌리 깊은 공직자 부정부패”다. 이번 기회에 특히 사회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정직이 재산이요, 정직이 가장 큰 힘으로 다시 태어날 때 우리 모두가 잘 사는 나라가 될 것으로 믿는다.

사람은 누구나 때가 되면 마지막 정거장 앞에 서게 되는데 공공의 적으로 삶을 마감해서야 되겠는가. 공직자가 하는 일이 공익을 위하는 일임에도 지금까지 그들은 반대로 공공의 적이 되는 일을 해왔다. 물론 그렇지 않는 공직자도 있겠으나 한 물에 쌓인 고기로 다 함께 지탄을 받고 있는 요즘이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어떻게 해서라도 자기 주머니만 불리는 데 눈에다 불을 켜고 살아온 사람들 때문에 나라가 이 지경이 되지 않았나 반성해야 한다.

프로농구 선수 김주성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늘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고 한다. 남에게 피해 주는 일을 해서는 안 되며 늘 겸손해야 한다고…. 그의 아버지는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를 절고 어머니는 등이 휘어져 목과 어깨가 맞닿아 있는 장애인이라고 한다. 그분들은 부산 해운대 달동네 기초생활수급자로 살면서 어머니는 집에서 나무젓가락에 비닐을 끼우는 포장일로 한 상자에 1만원씩을 받아 생계를 도왔다고 한다. 그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들은 아들에게 절대로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되고 늘 겸손해야 한다고 반듯하게 키워서 한국이 낳은 농구 선수가 되지 않았는가.

육체가 건강하고 부모덕으로 좋은 환경에서 좋은 학교를 나와 좋은 직장에 들어가 권력과 금력을 갖춘 사람들의 대부분이 사회지도층 인사들이다. 그들은 지연, 학연으로 끼리끼리 어울려 부정부패를 일삼아왔기에, 지금 뜨거운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그래서 여론이 지도층이 무능하고 부도덕하며 준법정신도 일반인보다 한참 모자라는 것으로 나타나지 않나 싶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대상에서 정치인, 법조인, 공무원 순으로 공무원이 밑바닥이라고 한다. 법조인의 불신이 2위에 오른 것은 대단히 실망스럽고 개탄할 일이다. 가장 공정해야 할 법조인들이 뒤로 국민의 등을 치는 행위야말로 길바닥에 내놓고 만인이 밟고 지나가야 할 일이다.

전순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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