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22 18:28
수정 : 2005.09.2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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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기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무주지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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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이곳 무주군 안성면에서는 기업도시 골프장에 의해 토지가 수용되고 이주를 해야 하는 덕곡·두문 주민들의 분노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알량한 보상비로 쫓기듯 고향을 떠나야만 하는, 그래서 생존권마저 위협받는 주민들의 처지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사업이더라도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는 것이 바른 정책이다. 다수에게 도움이 되더라도 일부의 눈물과 희생 위에서 이뤄지는 정책이라면 도덕적인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다. 하물며 무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망치는 환경파괴 행위이며, 소수의 일부 계층만 향유하는 골프장을 짓겠다고 힘없고 어려운 농민들의 땅을 헐값에 강제수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잔인한 일이다.
낙후된 지역을 개발한다는 명분 아래 졸속으로 통과된 기업도시특별법도 문제지만,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환경부 보호종인 복주머니난, 미치광이풀 등이 서식하는 곳에 70여만평의 45홀짜리 골프장을 만들려는 계획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녹지 자연도가 아주 우수한 덕유산 국립공원 자락의 생태계 파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곳 주민들은 이런 부당함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과도 맞서 싸워야 했다. 7월27일 문화관광부 장관의 무주 방문에 맞춰 항의집회를 열었을 때는 버스 대절 예약이 갑자기 취소되는 바람에 노인들이 경찰의 저지를 뚫고 화물차 적재함에 나눠탄 채 집회 장소로 가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겪었다.
이에 주민들은 지속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추석 연휴를 앞둔 11일 무주군청에 들어가 농성을 했다. 또, 무주뿐 아니라 전주와 대전의 환경단체들이 주민들의 외롭고 의로운 싸움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
무주가 친환경적이고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려면 최소한 골프장 건설은 막아야 한다. 주민들의 분노가 더욱 깊어져 감당할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무주가 지역구인 정세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과 무주군수, 골프장 개발업체 사장 등은 해결책을 제시하기 바란다.
안상기/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무주지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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