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1.05 18:36
수정 : 2014.11.05 18:36
나는 서울에 산 지 40년이 되었다. 그 시기는 전차가 사라진 역사와 맞먹는다. 한강이 정화될 무렵에는 서울이 깨끗해지는가 싶었는데 한강변의 고층아파트들이 강바닥을 어둡게 해 놓았다. 강남을 개발했다고 좋아했는데 여름 장마 때면 물바다요 그것도 모자라 병풍처럼 아름답던 북한산 자락 ‘그린벨트’에 별장처럼 집들을 지었다. 몇 사람을 위한 욕심이 우리의 자연환경을 해쳐왔다.
지난 서울시장들이 잘한 일은 수돗물을 안전하게 공급한 일과 북촌, 지금은 삼청동, 서촌 등 한옥을 살리고 보존 지원한 일이 칭찬받을 일들이다. 얼마 전 걸어서 서촌, 삼청동을 지나 새로 울타리 없이 잘 지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의 자랑거리 북촌까지 돌아보면서 예전에 느낄 수 없었던 큰 감동을 받았다.
지금부터는 서울시장과 구청장 그리고 책임 있는 재벌들은 국보와 보물이 산재해 있는 서울을 지키고 보존하는 일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
서울시 도시미관 저해건물 철거사업에 관한 계획을, 나는 다시 서울시와 문화재청에 묻고 싶다. 이미 외국인 아파트는 철거되었고, 수경사는 이전을 완료했다. 그리고 남산의 2개 호텔과 계동의 현대 사옥이 남았다. 얼버무릴 일이 아니다. 인왕산에 올라가 보면 알 수 있다. 왜 율곡로 안쪽으로 높은 빌딩을 허락하지 않았는지.
우선 계동에 우뚝 솟은 커다란 빌딩을 말하고 싶다. 이곳은 모두가 잘 아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 본사 건물이다. 이곳에서 민족이 존경하는 기업가가 선구자적 큰살림을 하였다.
무슨 조건으로 그 건물을 지었는지 누가 허락했는지, 지금 묻지 말자. 또한 앞으로는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기로 하자.
지난 9월 강남의 최고 위치에 있는 한전 본사 부지를 낙찰받은 한 회사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많은 사람이 환영했다. 이 시기에 할 일이 있다. 이제는 부지 매각대금이 국고로 들어갈 것이다. 그 큰돈을 계동사옥 철거 비용으로 일부 되돌려주고 그 건물을 이전하도록 하자. 그리고 그 자리에 문화재를 복원하고 세계적인 ‘문화유산벨트’를 꾸며보자.
대만의 고궁박물관은 소장된 중국의 문화재들만 머리에 남고, 일본 교토의 금각사 가는 길은 보고 나면 사찰 느낌뿐이다. 지금 우리의 서촌에서 삼청동으로 그리고 경복궁, 현대미술관, 멋스러운 북촌, 후원(비원)과 창경궁 코스를 나들이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중국의 지루하기만 한 천안문을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경이로운 ‘융합관광벨트’ 코스로 이미 자리 잡았다.
신문로는 일제가 우리의 궁궐을 헐어 총독부의 사택으로 집을 지은 곳이다. 이곳도 복원을 해야 하지만 예산이 없어서 못한다.
우리들이 우리 손으로 문화재 안에 자기 집 지어 마당으로 쓴다면 되겠는가?
그런데 그와는 반대로 아름다운 개인 한옥을 내놓아 문화재 이상의 보물로 가꿔낸 곳이 있다. 종로의 ‘혜화동주민센터’에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의 문화유산이 어떻게 계승 보존되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의 미래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찬란한 문화의 보물들을 곱게 보전하는 일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연간 3000만~40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두는 숨어 있는 문화유물을 찾아내고 함께 보존하며 또한 생각을 나누자고 제언한다.
김동곤 관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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