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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 |
/-어머니 오래 사세요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어머니는 10리가 넘는 시장까지 버스비 15원을 아끼려고 걸어 다니셨다. 장바구니에는 고등어 한 마리, 무 한개, 뻥튀기가 전부였다. 명절이 다가오면 어머니는 선물로 새 검정고무신을 사오시곤 했다.
나는 새 고무신을 신발장에 두고 명절, 생일 등 중요한 날에만 신고 나갔다. 검정고무신은 겨울철엔 얼음 위를 달리는 신발썰매로, 봄이면 꽃밭에서 벌을 잡는 도구로, 여름이면 냇가에서 물놀이하는 기구로 사용됐다. 동네에 엿장수가 나타나면 신발은 자신을 희생하여 우리에게 엿을 선물하고 떠났다.
어머니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농사일을 하고, 겨울이면 취로사업장에 나가 쉬지 않고 일을 했다. 그 곳에서 간식으로 나눠 준 빵과 우유를 당신은 먹지 않으시고 자녀를 위해 가져오시곤 했다. 가끔 잡념이 몰려올 때면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리며 마음의 안정을 찾곤 한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건강하게 오래사세요.
마상칠/광주보호관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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