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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3 18:52 수정 : 2005.10.13 18:52

왜냐면

자신들의 손으로 불법파견을 판정하고, 이의 시정을 촉구한 노동부가 현대세신과 현대자동차의 고삐 풀린 폭력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여성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 3공장의 범퍼서열 업체인 현대세신(사장 엄상섭) 여성 노동자들은 지난 8월 현대차 비정규 노조에 가입해 현대세신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청했다. 그러나 업체는 네 차례의 교섭 요청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거부하였다. 이들의 요구는 ‘시급 600원 인상’이었다. 근속 7년이 넘는 노동자의 시급이 최저임금에서 50원 더 많은 2900원인 기막힌 현실에서 그들이 요구한 것은 껌 한통 값에 불과한 ‘시급 600원 인상’이었다. 그러나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현대세신과 현대자동차 관리자들에 의한 무자비한 폭력뿐이었다. 그래서 이들이 할 수 있는 저항이라고는 단식밖에 없어 12일 현재 35일째 목숨을 걸고 단식을 하고 있다.

사건은 이렇다. 교섭을 거부하던 현대세신 회사 쪽은 8월24일 조합원과 간담회를 열기로 하였다. 그런데 간담회가 있던 날 밤 현대세신 쪽은 ‘파업이 예상된다’는 주관적인 추측만으로 현대자동차 원청 관리자 200여명을 동원하여 현장을 출입하던 비정규 노조 조합원을 폭행하였고, 이에 항의하는 조합원들에게 관리자들은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다. 현대자동차 원청 관리자들은 목장갑을 낀 손으로 여성 조합원의 가슴을 만지고, “건드리면 옷을 벗겠다”며 절규하는 여성 조합원에게 “어디 한번 벗어봐라”며 최소한의 인성마저도 포기한 채 무한 폭력을 자행하였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원청 관리자들의 폭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날 새벽 관리자들의 집단폭력을 규탄하는 집회장에도 수백명의 원청 관리자들이 난입하여 온갖 욕과 함께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했다. 관리자들의 살인적인 폭력을 피해 달아나던 여성 조합원들에게까지 쫓아가 머리채를 끌고 집단 폭행을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그날 밤 현대자동차 관리자들과 경비대들은 집단폭행을 가해 비정규 노조 서쌍용 사무국장을 납치하여 파출소에 넘겨 구속시키는 일까지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사무국장이 영장 제시를 요구하자 파출소 경찰들은 “사회봉사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 때문에 구인장 발부된 것밖에 없다”며 얼버무리다가, 경비대들이 “그렇지 않다. 체포영장이 떨어진 사람이기에 잡아왔다”며 납치라는 불법 수단을 동원해 인신구속까지 자행하였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그날 밤 공장은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러한 하청업체와 원청 관리자들의 집단 폭행·납치·감금·미행·성폭행 등이 아무런 제한 없이 공장 안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70~80년대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에나 볼 수 있던 폭력이 밤낮 가릴 것 없이 공장 안에서 아무런 제한도 없이 벌어지고 있음에 경악과 비통함을 감출 수가 없다. 하청업체와 원청 관리자들의 이러한 파렴치한 만행이 발생된 지 한 달을 넘기고 있지만 현대자동차와 현대세신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 35일째 단식 중인 황덕숙, 한기선 조합원은 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위급하다. 한마디로 죽음을 경계로 힘든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재벌 눈치 안 보고 원칙 있는 노동행정을 펼치겠다던 노동부(울산지방노동사무소)도 목숨을 걸고 절규하고 있는 여성 노동자들을 외면하고 있다. 자신들의 손으로 불법파견을 판정하고, 이의 시정을 촉구한 노동부가 현대세신과 현대자동차의 고삐 풀린 폭력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세신과 현대자동차의 행태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그리고 상식을 가진 시민이라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동익/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선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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