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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1.21 18:33 수정 : 2016.11.21 19:07

조재도
시인

꼭두각시 줄 끊어졌다
허물어진 몸이 낙백(落魄)하였다

당황하긴
줄을 감고 있던 손가락도
마찬가지였다

어둠에 가려 있던
몸통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파란 기와집에서의 일이었다
잠을 못 이뤄 대낮처럼 불 밝힌
그 집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바람에 팔락대는 성난 촛불이
늦도록 강을 이루어 흘러갔다

예전에도 많이 보았던 풍경들이었다

그날따라 밤은 길었다
낙백한 혼과 함께
꼭두각시 감쪽같이 치워지고
누군가의 손가락에 탯줄처럼 긴 줄이 다시 감겼다

“내려오랜다고 내려오나요 끌어내려야죠”

무대가 정돈되고
꼭두각시 다시 춤을 추었다

다음 날 거리엔
가으내 혁명을 완성한 나무들만
빈 몸으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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