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필자는 진안에서 근무하면서 국사시간에 청동시대가 나오면 진안지역 어디에 고인돌이 있는지, 진안의 연혁(행정구역)이 어떻게 변천되었는지, 임진왜란 때는 가까이 있는 곰티재 전투를 이야기한다. 이렇게 하면 지역을 바로 알 수 있고 학생들도 알기 쉽고, 신나는 국사 공부가 되지 않을까? 이상훈/진안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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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 교과서의 필요성 |
우리나라 역사 교육은 중앙사 중심이어서,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지역에 관해 잘 알지 못하고 무관심하게 만든다. 역사라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고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심어주기 위해 절실히 필요한 것이 ‘지역사 교과서’다.
필자는 역사교사 모임에서 발간하는 <역사교육>을 보면서 학생 수준에 맞게 수정하여 여러 다양한 수업모형을 시도해 보았다. 역사신문, 토론식 수업, 재판식 수업, 역사노래 만들기, 사료수업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줄곧 전북지역의 읍내 중·고교에 재직하고 있으면서 지역과 결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점을 착안하여 마을 조사를 하는 ‘우리마을 이야기’, 마을에 대하여 더 자세한 정보를 기록한 ‘마을지도(문화지도) 그리기’, ‘민속 생활용품 수집을 통한 전통문화 이해’ 등을 통하여 역사라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고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향토)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심어주려 하였다.
여기에서 절실히 필요한 것은 이른바 ‘지역사 교과서’다. 우리나라는 모든 분야가 중앙 집권적이다. 교육과정도 예외가 아니어서 중앙사 중심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정작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지역에 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할 뿐더러 무관심하다. 성장하여 다른 시·도에 살면서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어떤 문화 유적이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물론,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사회’ 과목에서 지역을 지리분야로 다루기는 하지만 역사분야로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지역사 교과서’란 것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 지역과 우리 역사를 결합한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주변의 역사유물·유적을 통해서 쉽게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교과서인 것이다. 전라북도를 단위로 지역사를 배운다면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떨까? 선사시대를 배울 때 서울 암사동 유적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부안·군산 지역에서 발굴된 빗살무늬토기, 고창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는 고인돌에 관해서 이야기하면 될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당연히 박물관 견학이나 유물·유적을 찾아가는 현장학습이다. 삼국시대를 이야기할 때도 웅포에서 발굴된 백제고분이나, 익산 미륵사지 등을 언급하면 고스란히 역사의 줄기를 이어갈 수 있다. 남북국 시대에는 5소경 중에 하나인 남원경에 관해서, 후삼국 시대에는 풍운아 견훤을 중심으로 전주를 이야기하면 좀더 재미있는 수업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뿐이겠는가? 고려, 조선으로 와서는 전주 관노의 난, 부안 도요지의 고려청자, 황산대첩과 이성계의 조선 건국, 전주와 무주의 사고지, 논개·곰티재 전투, 남원성 전투, 만인의총을 중심으로 한 임진왜란, 부안 유형원과 순창 신경준을 중심으로 한 실학, 전라북도 전역에 분포하는 공소를 중심으로 한 천주교 전래, 판소리와 춘향전을 중심으로 한 민중의식의 성장, 그리고 우리 지역 역사에서 압권이라 할 갑오 농민전쟁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근·현대사에 와서는 일제시대 수탈의 지역 김제·부안·군산, 원불교·증산교 등의 종교 발생 등을 살펴보면 전라북도를 중심으로 전체 역사를 관통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도 필자는 진안에서 근무하면서 국사시간에 청동시대가 나오면 진안지역 어디에 고인돌이 있는지, 진안의 연혁(행정구역)이 어떻게 변천되었는지, 임진왜란 때는 가까이 있는 곰티재 전투를 이야기한다. 이렇게 하면 지역을 바로 알 수 있고 학생들도 알기 쉽고, 신나는 국사 공부가 되지 않을까? 이상훈/진안여중 교사
지금도 필자는 진안에서 근무하면서 국사시간에 청동시대가 나오면 진안지역 어디에 고인돌이 있는지, 진안의 연혁(행정구역)이 어떻게 변천되었는지, 임진왜란 때는 가까이 있는 곰티재 전투를 이야기한다. 이렇게 하면 지역을 바로 알 수 있고 학생들도 알기 쉽고, 신나는 국사 공부가 되지 않을까? 이상훈/진안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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