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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22 18:25 수정 : 2005.12.22 18:29

왜냐면

미군기지 확장을 온몸으로 거부한다. 억울한 주민들이 모여 500일 촛불문화제를 열지만 저들의 통곡소리는 영영 들리지 않는다.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도두2리 두 마을 주민들은 1952년 이후 두번째 삶의 새 터전을 강제매수로 몽땅 빼앗기고 있다. 정부는 미국이 요구하니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한다.

주민들은 골백번 죽는다 해도 단 한 평도 내놓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미군기지 확장을 온몸으로 거부한다. 억울한 주민들이 모여 500일 촛불문화제를 열지만 저들의 통곡소리는 영영 들리지 않는다. 소리없는 외침일 뿐이다. 7월10일 제1차 평화대행진 1만2천명에 이어 12월11일 제2차 평화대행진 7천명이 소리쳐도 울림은 별로 없었다. 언론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미동하지 않고 있다.

팽성 주민들은 완전히 격리되어 있다. 국무총리실 이하 국방부를 위시한 정부기관들이 총동원되어 거짓 선전을 계속하고 있다. 평택 시청도, 시의회도, 정치권도 장밋빛 환상에 홀려 주민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 주민의 편은 없다. 거짓말을 한 다리 건너 듣자면 울화가 터진다. 정부에 대한 극한적 불신은 기필코 충돌로 이어질 것이다. 뻔한 순서이다.

4700가지의 땅 뺏는 방법 중 어떤 방법으로 이 땅을 빼앗을까? 공격 직전의 독사 대가리를 보는 듯 소름이 끼친다. 7·10 평화대행진에 경찰의 진압은 살인적이었다. 많은 부상자들 가운데 아무도 죽지 않은 것은 요행이었을 뿐 죽일 작정인 듯한 경찰의 작전을 겪었다. 그때 단속했던들 지금 농민 두 분이 죽지 않았을 텐데 결국 당하고 말았다. 숙명에 맡길 수 없어 싸우지만 힘겹다. 정부는 12월22일부터 강제수용의 뜻을 밝혔다. 법원에 공탁하여 주민의 재산을 국방부 명의로 바꾸고 속전속결로 수용할 것은 분명하다. 지금 평택은 칼날 아래 서 있다. 죽느냐 사느냐 이 갈림길에 주민들은 우황청심환을 먹으며 날을 보낸다.

1월14일 미군기지 확장 저지를 위한 팽성대책위의 ‘촛불문화제 500일’을 맞는다. 2월12일은 정월 대보름 ‘제3차 평화대행진’을 벌인다. 더 많은 평화의 사도들, 평화 지킴이들을 기대할 뿐이다. 이런 계획들이 있지만 어느 날 어느 시에, 어떤 방법으로 강제수용을 강행할지 모르니 언제나 불안하다. 7천명이 모이든 1200명이 모이든 행사가 끝나면 집에 돌아갈텐데! 하지만 미군기지의 그늘 저 너머 자주의 희망을 보는 평화의 사도들이 모여들고 있다. 황새울 들녘으로 모이고 있다. 사방에 텐트를 치고 필사즉생으로 들녘을 지킬 것이다. 다행히 한 언론의 조사에 ‘강제수용은 안 된다’는 평택 주민의 여론이 93%라고 한다. 주민들에게 큰 위로다.

문정현 신부/평화바람 평화유랑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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